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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10년간 GDP 29% 늘었지만, 삶의 질 향상은 12%

2006~2015 ‘국민 삶의 질’공개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보면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다. 그러나 국제연합(UN)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58위다. 전년(47위)보다 11계단이나 내려앉았다. GDP 수치만 보면 한국이 경제 강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한국인이 체감하는 행복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GDP가 담아내지 못하는 한국인의 ‘삶의 질’을 수치로 표현한 통계 지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통계청과 한국 삶의 질 학회는 15일 공동으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를 내놨다.
자료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유사한 성격의 해외 지표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더 나은 삶 지수(BLI·better life index)’, 캐나다의 웰빙지수(CIW) 등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삶의 질 종합지수는 111.8이다. 기준 연도인 2006년(100)과 비교해 11.8% 올랐다. 
이 기간 1인당 실질 GDP 증가율은 28.6%다. 둘을 비교하면 삶의 질 종합지수의 오름폭은 1인당 GDP 증가율의 41.3% 수준이다. 삶의 질 개선 속도가 경제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이 국내 통계로 처음 입증된 것이다. 삶의 질 종합지수는 소득·소비를 비롯해 고용·임금, 사회복지, 건강 등 12개 영역의 80개 세부 지표로 구성됐다. 영역별로 보면 교육(23.9%)과 안전(22.2%), 소득·소비(16.5%), 사회복지(16.3%) 영역의 증가율이 높았다. 주관적 웰빙(13.5%), 문화·여가(12.7%), 환경(11.9%), 시민참여(11.1%) 영역의 경우 종합지수와 유사한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건강(7.2%), 주거(5.2%), 고용·임금(3.2%) 영역은 다른 분야에 비해 개선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개 영역 중 가족·공동체(-1.4%)는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이 기간 ▶한부모 가구 비율(8.8→9.5%) ▶독거노인 비율(18.1→20.8%) ▶자살률(21.8→26.5%) 등 가족·공동체 영역의 세부 지표가 악화됐다. 이 지수 작성에 참여한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한 경기 부진이 맞물리며 가족 및 사회 공동체가 수행하는 기능이 크게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GDP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통계를 마련한 건 의미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삶의 질 종합지수 또한 소비자 물가상승률이나 실업률 통계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체감 수준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와 안전 분야가 대표적이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지속되며 사교육비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 분야가 경제 성장률 이상으로 개선됐다는 수치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사회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실정이다. 이에 대해 최바울 통계청 통계개발원 정책지표연구실장은 “교육과 안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지만 고등학교 이수율이나 유치원 취원율, 사고 사망률 등 교육이나 안전과 관련된 객관적인 지표는 꾸준하게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통계청은 이 지표의 한계점을 인정했다. 배영수 통계청 통계개발원장은 “2015년 삶의 질 종합지수가 2006년보다 11.8% 상승했다는 수치를 갖고 실제 삶의 질이 이만큼 개선됐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며 “다만 경제 성장 수준과 대비해 한국 사회가 영역 별로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며 향후 정부가 어떤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참고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지표가 공개된 만큼 향후 보완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정부는 학계와 언론,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지표 체계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석호 교수는 “삶의 질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는 만큼 통계 작성에 대한 여론 수렴을 지속하고 지표의 완성도에 대한 개선 작업도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며 “청소년 삶의 지표와 같이 인구 집단이나 지역별로 세분화된 통계를 만들면 향후 정책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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