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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중국 ‘센카쿠 보복’ 나서자 리커창 만나러 간 도요타 회장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은 2012년 9월. 중국에선 1972년 중·일 수교 이후 최대 규모 반일 시위가 벌어졌다. 베이징 일본 대사관에 물병과 계란이 날아들었다. 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시위대의 공격에 시달렸다. 일부 중국인은 자신이 부순 도요타 자동차 위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중국 현지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주에도 수차례 긴급 시장 점검 회의를 열었다. 지난 2일 중국인이 현대차를 부수는 모습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라오면서다. 뒷유리창이 깨진 채 페인트로 낙서한 차량엔 현대차 엠블럼이 선명했다. 현대차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롯데에 이어 현대차 불매 운동으로 번지지 않을지 실시간 점검에 들어갔다.
 
사드 배치를 계기로 일본의 센카쿠 분쟁 사례에서 배워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문제를 ‘경제쇄국’으로 연결시키는 중국식 대응이 반복될 전망이어서다. 센카쿠 분쟁은 일본·중국이 오키나와 서남쪽 해상의 무인도를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영토 분쟁이다. 간간이 분쟁을 이어오다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 국유화를 선언하자 중국에서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 불매 운동과 일본 관광 금지조치 등이 불붙듯 거세졌다.
 
 
자료 : 일본 재무성·일본 관광청

자료 : 일본 재무성·일본 관광청

당시 일본 제조업을 지탱하는 자동차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위 한달 만에 도요타·혼다·닛산의 중국 내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도요타·닛산은 물론 파나소닉·캐논 같은 전자업체도 중국 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방일 중국인 관광객도 2013년에 전년 대비 7.8% 줄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까지 현대차 판매량엔 큰 영향이 없다. 하지만 반한 감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중국 자동차 수준이 높아진 만큼 판매 급감에 대비한 단계별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의 대응을 돌아보면 “중국의 단기 보복은 감내해야 한다”며 의연하게 대응한 점이 돋보인다. 일명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1)’ 전략이 대표적이다. 생산시설은 물론 수출입 시장을 중국 외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다변화하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일본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9.7%에서 2014년 17.5%까지 떨어졌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한국 무역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건 사드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 중국 시장을 지켜내면서 장기적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게 ‘예방주사’로 작용했다. 중국은 역시 센카쿠 문제를 들어 2010년 희귀 자원인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금지했다. 희토류는 전자 제품 생산을 위한 필수 재료다. 이후 일본은 인도·베트남 등으로 희토류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중국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해 2014년 승소했다. 결국 희토류 가격이 폭락해 중국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버릴 순 없다. 일본이 홍콩·대만·태국 등 화교 기업과 손잡고 ‘우회 공략’을 추진하는 식의 완충 장치를 마련했던 점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 : 일본 재무성·일본 관광청

자료 : 일본 재무성·일본 관광청

외교는 꼬였지만 경제인을 중심으로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도 돋보였다. 일본은 중·일 관계가 악화됐을 때에도 재계 인사의 집단 방중으로 중국과 교류를 이어왔다. 지난해 11월엔 일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로 구성한 일·중경제협회 대표단 30여 명이 리커창 총리와 면담했다. 2015년엔 일·중경제협회 대표단 220명이 리 총리와 만났다. 조 후지오 도요타자동차 회장,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이 리 총리를 면담하는 등 기업인들도 중국과 꾸준히 교류해왔다.
 
이같은 대응 덕분에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양국간 대립은 풀릴 조짐이 없지만 양국 경제 관계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일본의 대중 수출 규모는 12조3000억엔(약 123조원)을 기록해 센카쿠 분쟁이 최고조에 다다른 2012년 대중 수출액(11조6000억엔·약 116조원) 보다 6% 늘었다.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2012년의 4배를 기록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일본은 한국보다 중국 의존도가 낮고 ‘엔저’란 요소가 있었다. 한국과 외교력·경제력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지속적이고 일관된 대응 원칙을 갖고 접근했다는 점에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부형 실장은 “외교 문제는 중국 사업의 전제조건으로 봐야 한다. 중국이 사지 않으면 오히려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대체 불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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