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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안녕” … 서울 대동초의 특별한 입학식

중국동포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김규연양(오른쪽), 한국에서 자란 이채이양이 2일 서울 대동초등교 입학 동기가 됐다. 이 학교 학생 중 절반은 다문화가정 자녀다. [사진 김춘식 기자]

중국동포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김규연양(오른쪽), 한국에서 자란 이채이양이 2일 서울 대동초등교 입학 동기가 됐다. 이 학교 학생 중 절반은 다문화가정 자녀다. [사진 김춘식 기자]

2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대동초등학교 강당. 입학식을 기다리던 73명 신입생 중 하나가 옆 친구에게 “안녕”하고 인사하자 상대 아이는 수줍은 듯 머뭇거리다 “니하오”라고 중국어로 답했다. 이날 신입생 중에선 함께 온 엄마를 ‘마마’라 부르는 아이가 적지 않았다. 마마는 중국어로 엄마를 일컫는다.
 
이 학교 강향옥 교장이 강단에 올랐다. “당당하고 멋진 1학년 친구 여러분!” 강 교장이 인사를 하자 강단 뒤의 스크린에 중국어 간체자 자막이 떴다. “??的一年?同??.” 강 교장의 인사를 중국어로 번역한 문장이다. 강 교장이 말할 때마다 같은 내용의 중국어 자막이 스크린에 올랐다.
 
강당 입구에 붙은 포스터엔 국민의례·환영사·교가제창 등 입학식 순서가 한글과 중국어 간체자로 병기돼 있었다.
 
입학 포스터에도 중국어가 병기됐다. [사진 김춘식 기자]

입학 포스터에도 중국어가 병기됐다. [사진 김춘식 기자]

이 학교는 서울에서 다문화 학생 비중이 제일 높다. 전교생 477명 중 절반이 넘는 55%가 다문화 학생이다. 이날 신입생 73명 중에선 37명이다. 중국어 자막 등은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학생을 배려한 것이다.
 
학생 중 상당수 엄마 또는 아빠는 일자리를 구하러 혹은 국제결혼을 해서 한국에 온 중국동포다. 외손자와 함께 입학식에 온 문성실(59)씨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이다. 문씨는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잘 가르친다고 알려져 중국동포 사이에서 입학열이 높다. 여기에 입학시키고 싶어 이사를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엔 중국계 다문화가정이 많다. 학교 주변엔 한국어 대신 중국어로 간판을 내건 가게도 많다. 이런 특성에 따라 이 학교는 2010년부터 다문화 학생 비율이 매해 높아지고 있다. 학교도 이런 변화를 2014년부터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했다. 한국어가 서툰 학생을 위해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과목은 담임 외에도 중국어에 능통한 이중언어 강사가 함께 교실에 들어온다. 저학년은 국어·사회를, 고학년은 수학을 일주일에 한 차례 한·중 양국어로 진행한다.
 
알림장도 한국어·중국어 2개 언어로
 
부모에 대한 배려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입학·졸업식 안내문은 기본이고, 급식·돌봄교실 신청서 등 학부모에게 중요한 가정통신문은 한국어와 중국어 두 개 언어로 안내한다. 다문화 학생 비중이 높다 보니 이따금 아이들 사이에 오해에서 비롯된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밥 먹었니’를 중국어로 하면 ‘츠판러마’(喫飯了?)다. 빨리 말하면 얼핏 한국어 욕으로 들릴 수 있다. 이 학교 인민지 교육과정부장은 “이런 일이 생기면 오해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화해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부모들이 다문화 학생이 늘어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은 적도 있다. 하지만 다문화 교육이 시작되며 부모들 시선이 달라졌다. 부모들은 정규수업에서 이뤄지는 중국어 회화와 중국 문화체험 교육을 특히 반긴다. 이 수업은 전체 학년에서 1년에 13차례 이뤄진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학교는 올해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6학년 한슬기양은 “학교에서 배운 중국어 덕에 거리에서 중국인이 말을 걸어와도 겁이 안 난다”고 말했다. 6학년 학부모 허공열(42)씨는 “한때 ‘기피학교’가 될까봐 불안감도 있었지만 지금은 서로 힘을 합쳐 더 좋은 학교로 만들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 교장은 “다문화 학생이 많은 지역에서 견학을 오고 싶다는 연락을 한 달에 5~6회 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교육청은 이 학교와 다문화 학생 비중이 역시 높은 영일초(서울 구로구)를 ‘세계시민학교’로 지정해 이중언어 강사 등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글=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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