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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핵무장 요구와 한ㆍ미 확장억제의 과제

기자
정영태 사진 정영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2일 한국을 찾았다. 그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여러 가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정부의 변함없는 신뢰 메시지 전달일 게다.  1월 30일,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도 “매티스 장관의 이번 한국, 일본 동맹국 순방은 북한 위협과 관련한 두 동맹의 의견을 청취하고 협력관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설명한 바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 중앙포토]

지난 2월에 만났던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 중앙포토]

이에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한미동맹 관계는 변함없이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한ㆍ미 양국 대통령 간 통화는 동맹국가 간 의례적인 것으로 치부될 수도 있기에 이번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은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동안 한미동맹의 장래, 주한미군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북핵 해결 문제와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여러 가지 억측과 의문들이 제기되면서 한국은 안보적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은 더욱 고도화되고, 김정은 정권의 각종 군사적 모험 가능성이 커져 가고 있어서 이 와중에서 미국의 대 한반도 안보정책 변화가 초래된다면 한국의 안보는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강한 우려가 그것이다. 특히 상업적 협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정부가 우리의 의사와도 상관없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로 한미동맹을 약화하거나 변질시킬 수도 있다는 위기인식이 확산 되기도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이번 한국 방문으로 트럼프 정부의 대 한반도 안보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미 측은 오바마 정부 때도 강조된 바와 같이 한미동맹이 아태지역의 중심축(linchpin)임을 확인하면서 대한국 방위공약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한미동맹관계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우려가 크게 해소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직접적인 방어시스템인 주한미군 사드 배치 관련 여론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측이 한국 국민 그리고 미국 병력의 보호를 위해서도 “매우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사드 배치 등을 비롯한 방어조치를 위할 것”이라 약속함으로써 또 하나의 안보우려가 잠재우게 된 셈이다. 미 측이 북한의 핵위협을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을 한국과 함께 공유하고 이에 대비한 확장억제 제공 공약을 재확인한 것도 우리에게는 상당한 안보적 성과로 평가된다.

북한이 노동신문(2017년 2월 2일자)을 통해 “우리(북한)의 문전 앞에서 년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 소동을 걷어치우지 않은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 위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ㆍ미 양측이 3월 키리졸브 훈련을 포기 또는 약화시키기 보다는 강화해 시행하기로 함으로써 한미동맹의 굳건함에 대한 신뢰도가 더해졌다.

그동안 기민하게 준비하고 대응해 준 대한민국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을 비롯한 관련 정부부처의 노고는 높이 치하 받아 마땅하다. 이번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첫 방한을 이끌어 낸 것이나 이를 매끄럽게 잘 대처하여 우리의 안보불안을 상당히 안정화한 것은 정치적 불안정과 같은 위기적 상항에도 불구하고 이제 대한민국의 안보는 국가 시스템적 차원에서 굳건히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내외에 잘 과시해 주었기 때문이다.

차후 문제는 5차례의 핵실험과 스커드, 노동, 무수단, 그리고 ICBM 과 같은 각종 운반수단을 갖추어 나가고 있는 북한의 핵위협이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우려를 어떻게 안정화시켜  나갈 것인가에 있다. 이번 한국을 찾은 매티스 장관도 확장억제전력에 대해 “높은 관심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난 1일 매티스 장관의 한국 방문에 앞서 이순진 합참의장의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과의 발 빠른 전화통화에서도 작년 12월 개최된 제 1차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 합의된 정책ㆍ전략적 방안을 차질없이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1차 EDSCG에서 미측은 핵우산, 재래식 타격, 미사일 방어 등 모든 군사력을 활용한 확장억제력을 한국에 제공한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핵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를 위한 한ㆍ미 간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제도적 장치를 더욱 개선ㆍ발전 시켜나갈 것이 요구되고 있다. 2011년 확장억제정책위원회 출범 이후 한ㆍ미는 확장억제의 실효성 및 신뢰성 강화를 위한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기 위해 확장억제에 관한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아직까지도 많다. 북한 핵위협이 현실화된 만큼 이제 한ㆍ미는 NATO와 같은 핵기획그룹(Nuclear Planning Group)을 설립해 핵우산의 신뢰도를 높여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ㆍ미가 공동으로 핵전력에 대한 구체적 정책 논의와 한반도 핵정책에 대한 주기적 검토와 발전을 추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확장억제와 관련된 정책ㆍ전략ㆍ계획이 미국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ㆍ미 간의 협의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핵 운용과 관련한 계획도 한ㆍ미가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유사시 어떤 핵전력이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떤 절차를 통해 한반도로 전개되는 지에 대한 한ㆍ미 간의 협의도 긴밀히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과거 미국은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반입할 당시 한국과는 어떤 협의도 없었다. 핵무기 배치ㆍ운용과 관련한 결정도 한국과 상의 없이 독자적으로 하였다. 이러한 전례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같은 노력을 통해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지 못할 경우 북한의 핵위협에 맞선 한국 내의 핵무장 요구를 잠재우기도 어려울 것이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군사안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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