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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메뉴 훔쳐보기] 이 돈 주고 흙을 먹는다고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메뉴가 떠오르나요? 투뿔 한우 스테이크, 트러플 오일에 튀긴 감자튀김, 샤프란 리조또…. 아마 대부분 이런 요리를 생각하겠죠. 하지만 조금 색다른 메뉴를 시도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무슨 요리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큼 독특하고 창의력 넘치는 음식이 이제 눈앞에 펼쳐집니다. '별별메뉴 훔쳐보기'를 통해 이 신기한 요리들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쳐 분석해 봅니다. 그 세번째 메뉴는 겨울가든입니다. 무슨 그런 뻔한 음식을 소개하냐구요? 직접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 겨울가든
 
겨울가든

겨울가든

 
셰프 아키라 백(백승욱)이 운영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도사(Dosa by 백승욱)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 한국인 최초로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레스토랑의 수석 주방장이 된 아키라 백은 2008년 미국 요리 배틀 프로그램 '아이언 셰프'에 출연하며 유명 스타가 됐다. ‘크레이지 셰프’라는 별명에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그의 메뉴는 독특하고 참신하다. 현재 그는 라스베이거스, 두바이, 자카르타, 뉴델리 등 다양한 나라에서 모던 재패니즈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16년 모던 코리안 레스토랑 도사(Dosa by 백승욱)를 오픈했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겨울가든’은 도사 레스토랑 코스 중 제공되는 요리다.
 
[Recipe] 겨울가든
겨울가든

겨울가든

 
검은색 흙 알갱이. 그 위에 소복이 쌓인 하얀 눈.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온 싱싱한 새싹. 눈 온 겨울날 정원의 일부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놀라움보다는 황당함에 놀라게 된다. 요리, 그것도 비빔밥이라고 하니 놀랄 수밖에. 이거 정말 먹어도 되는 걸까? 이제부터 재료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흙 알갱이들은 알갱이마다 결이 두드러진 것이 흡사 비옥한 토양 같다. 그럴 수 밖에. 대부분 땅에서 나온 곡물들로 만들었다. 현미와 흑미, 흑임자, 캐슈넛, 아몬드와 양파를 갈아 섞은 뒤 간장에 졸여 말렸다.
겨울가든

겨울가든

 
흙(?) 가루를 고정시키기 위해 먼저 접착제 역할을 할 소스를 접시 위에 바른다. 고구마와 생크림을 섞은 고구마 퓌레다. 그 위에 잘게 자른 당근과 래디쉬, 아스파라거스, 방울양배추를 얹는다. 비빔밥의 아삭한 채소 역할을 하는 재료들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흙 알갱이들에 뒤덮여 보이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새싹처럼 보이는 ‘겨울가든’ 하이라이트는 래디쉬 꼭지 부분이다.
 
비옥한 토양을 표현했다면 이제 그 생명력을 보여줄 차례다. 누에고치 두 마리를 올린다. 생물이 아닌 말린 누에고치다. 건강 식품으로 알려진 누에를 올려 건강은 물론, 고소함과 정원 이미지를 동시에 살렸다.
겨울가든

겨울가든

 
다음은 요리에 날씨를 담을 차례다. 하얀 고구마 전분가루를 토양 위에 뿌린다. 마지막으로 비빔밥 풍미를 살려줄 고추기름과 참기름을 그릇 테두리를 따라 붓고, 여느 비빔밥처럼 잘 섞어서 한 입 크게 뜨면 끝!
겨울가든

겨울가든

 
이자은 인턴기자 lee.jae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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