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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핵시계 카운트다운 … 품격 있는 역사적 심판 돼야

탄핵시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헌법재판소가 어제 증인신문을 모두 종결하고, 27일 오후 2시 국회와 대통령 측의 최후변론을 듣기로 결정했다. 헌재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어제까지 76일간 16차례의 변론기일을 열고 25명의 증인을 신문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당위성을 심리해왔다. 돌발 변수가 없다면 재판관 평의(評議)를 거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임기가 끝나는 3월 13일을 전후해 탄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이 종착점으로 치달으면서 ‘헌재 흔들기’가 거칠어지고 있다.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의 발언은 듣기에 민망할 정도로 매우 부적절했다. 김 변호사는 탄핵소추의 사유를 ‘섞어찌개’에 비유하고, 탄핵심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국회 대변인’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자기(이 권한대행) 퇴임 일자에 맞춰 재판을 과속으로 진행한다”거나 “여자 하나(대통령) 놓고 이러고 있다”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오죽하면 이 권한대행이 “모욕적인 언사가 지나치다”고 했을까.
 
이도 모자란 듯 대통령 측은 최종변론을 앞둔 시점에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했다”며 주심인 강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다가 바로 각하됐다. 물론 법에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송 지연의 목적이 있으면 각하할 수 있다’는 법조항을 알면서도 몽니를 부린 것이다. 박한철 전임 헌재소장 등 증인 20여 명을 무더기로 신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을 빙자한 지연 작전이요 방해 꼼수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아예 헌재를 부정하고 판을 깨자는 것이 속뜻인지 되묻고 싶다. 품격 있는 재판이 되도록 해야 한다.
 
헌재 바깥에서도 ‘촛불’과 ‘태극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태극기 측은 “평화적인 방법을 넘어설 것”이라며 ‘결사 항전’을 선언했다. 유력 대선주자와 정치인들은 시위 광장에 나타나 선동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내전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인데도 박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여전히 “대통령 출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질질 끌고 있다. 국정 혼란과 공백,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는 안중에도 없다.
 
헌재의 최종 결정까지 남은 20일가량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긴장된 시간이 될 것이다. 탄핵심판에는 중간이나 절충이 없다. 가(可) 또는 부(否) 중 하나의 선택만 있을 뿐이다. 인용 시에는 박 대통령의 직위는 곧장 박탈되고, 60일 이내, 4월 말이나 5월 초 대선이 유력하다. 반대로 각하 시에는 박 대통령은 곧바로 직위에 복귀한다. 탄핵 찬반을 둘러싼 과열된 대결구도는 승복과 불복의 후폭풍을 우려스럽게 하고 있다. 어떤 결론이든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종만큼은 우리 사회가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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