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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업무수첩 39권 “왕실 사초처럼 기록 잔뜩”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으로 삼성그룹의 방어벽을 뚫었다.

특검팀의 양재식·이용복 특검보와 윤석열 수사팀장 등은 16일 큰 여행용 가방 하나를 가지고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서울중앙지법으로 갔다. 그 안에는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벌인 보강 수사에서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39권이 들어 있었다. 가방 속에 함께 있었던 안 전 수석과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의 진술조서와 더불어 특검팀이 챙긴 핵심 증거였다.
특검팀 관계자는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금융지주회사’ 등 삼성과 관련한 키워드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잔뜩 적혀 있다. 조선시대 왕실의 사초(史草)처럼 과거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한정석(40) 영장전담판사에게 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안 전 수석의 수첩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류 형태로 정리했다. 그곳에 수첩 속 단어들의 의미와 그 배경이 되는 상황들을 분석한 내용을 적어 한 판사에게 제출했다. 이 작업을 한 수사팀 관계자는 “안 전 수석이 워낙 악필이기도 하고, 수첩에 나열된 단어들이 어떤 맥락에서 적혀 있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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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서기관의 ‘업무일지’도 영향

공정거래위원회(기업집단과) 소속 서기관의 ‘업무일지’도 특검팀이 영장실질심사에서 한 판사에게 제시한 주요 증거였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 업무일지에는 삼성SDI가 매각해야 할 삼성물산 주식 규모가 1000만 주에서 500만 주로 줄어드는 과정이 적혀 있다. 공정위 측이 청와대로부터 압박을 받았음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고 특검팀 측은 설명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안 전 수석 수첩과 공정위 서기관 업무일지는 증거 그 자체로서도 유의미했고,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참과 거짓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약 두 시간에 걸친 변론 대부분을 새로 확보한 증거와 진술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사용했다. 재청구된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새로운 증거가 얼마나 추가됐는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첫 영장실질심사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첨예한 쟁점은 ‘대가성’ 문제였다. 특검 측에서는 추가 증거를 바탕으로 “정황과 시기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최씨 측에 대한 지원은 청와대의 도움에 대한 대가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대가 관계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맞섰다. 강요의 피해자가 뇌물의 공여자가 될 수 없다는 해외의 판결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치열한 공방 뒤에 한 판사는 특검팀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17일 오전 5시36분쯤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삼성그룹 창립(1938년) 이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장혁·정진우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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