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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두 가짜” 77분 언론과 전투 … WP “그는 불평사령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동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기 위한 회견이었지만 그는 언론을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미 언론들은 “전례 없는 놀라운 순간”이라고 논평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동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기 위한 회견이었지만 그는 언론을 향한 불만을 쏟아냈다. 미 언론들은 “전례 없는 놀라운 순간”이라고 논평했다. [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낮 12시55분 백악관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뭔가 화가 잔뜩 난 표정이었다. ‘불법 가정부’ 고용 논란으로 낙마한 앤드루 퍼즈더를 대신할 새 노동장관 후보로 알렉산더 아코스타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트럼프는 아코스타의 경력을 나열한 뒤 갑자기 “그런데 불행히도(unfortunately)…”라는 말을 꺼내더니 언론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많은 언론이 국민을 위해 말을 하는 게 아니라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왜곡된 보도를 하고 있다. 언론은 부정직한 집단이며, 미 국민에게 엄청난 폐해를 끼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언론이 각종 혼란상을 부추기고 정보기관도 이에 가세해 정보를 유출하는 바람에 정말 혼란이 있는 것처럼 오도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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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자신이 취임한 뒤 포드·월마트 등 미국 내 대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렸다고 강조하고 대선 승리도 자화자찬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문제점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돌렸다.

특히 네 차례나 ‘난장판(mess)’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난장판을 물려받았음에도 지금 트럼프 행정부는 ‘잘 조율된 기계’처럼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걸 해낸 대통령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질의응답에 들어가면서 트럼프의 흥분지수는 최고에 달했다. 손동작도 커졌다. “백악관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원색적이고 분노에 가득 찬 회견”(뉴욕타임스)은 77분간 이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을 뜻하는 최고통수권자(commander-in-chief)란 표현 대신 “그는 ‘불평 사령관(complainer-in-chief)’이었다”고 평했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러시아 커넥션 문제에 대해선 “그가 잘못한 건 없다. 그는 대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하지 않았으며, 그가 안 했으면 오히려 내가 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는 다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보고를 안 해 물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커넥션 의혹을 줄기차게 지적해 온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을 거명하면서 “언론 보도는 모두 가짜 뉴스(fake news)다. 창피한 줄 알아라. 나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 있다”고 일갈했다.

이에 CNN 기자가 “대통령께서 우리 회사를 ‘가짜 뉴스’라고 했는데…”라며 반박하는 질문을 시작하자 말을 가로채며 “(그러면) 말을 바꾸겠다. (너희는) ‘진짜(very) 가짜 뉴스’”라고 면박을 줬다.

미 언론들은 호통과 분노로 얼룩진 트럼프의 이날 회견 전체를 담은 동영상과 대화록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CNN은 “역사상 놀라운 순간이며 유례를 찾기 힘든 회견”이라고 했고,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회견장을 유세장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가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낙점했던 로버트 하워드 전 중부군 부사령관은 이날 “제안을 거절한다”는 뜻을 밝혔다. CNN은 하워드의 지인을 인용해 “백악관이 너무 혼란스러워 수락을 꺼렸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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