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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사람이 광주 입력해도 등록 … 민주당 모바일 경선 허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오른쪽)와 박병석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부터 국방위와 정보위 등 일부 상임위를 제외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 자유한국당에 맞서 개혁입법 처리를 위한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오른쪽)와 박병석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부터 국방위와 정보위 등 일부 상임위를 제외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 자유한국당에 맞서 개혁입법 처리를 위한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뉴시스]

서울에 사는 사람이 주소지를 ‘광주’로 입력해도 선거 참여가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인단 모집 과정에서 발견된 허점이다. 민주당은 15일부터 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당원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고, 선거인단 등록 방식은 온라인·전화·현장접수 세 가지다. 선거인단으로만 등록하면 누구나 가능하다. 민주당은 200만 명 정도의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16일 기자가 직접 온라인(PC)으로 선거인단에 등록해봤다. 민주당 선거인단 등록 사이트에 접속한 뒤 먼저 공인인증서를 통해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쳐야 했다. 다음 모바일·ARS(자동응답) 투표와 투표소(현장) 투표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해 ARS를 골랐다. 여기까지 완료하니 주소지를 입력하는 창이 나타났다. 기자는 이 단계에서 실제 거주하는 서울 대신 ‘광주광역시’를 입력했다. 그러자 기자의 이름, ‘ARS투표’(투표 방식), ‘광주광역시’(경선 참여지역)과 함께 ‘투표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화면에 들어왔다. 서울에 거주하지만 호남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화 접수도 마찬가지였다. 주민등록번호로 본인 확인만 거치면 주소지가 실거주지와 동일한지는 확인하지 않고 선거인단 접수를 했다.
선거인단 신청자의 주소지 인증 절차가 허술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사실상 ‘위장전입 투표’가 이뤄져 경선 결과가 교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규백 민주당 사무총장은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를 제대로 입력했는지 확인하려면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개인정보 보호기준이 강화돼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춘 당 선관위 부위원장도 “과거 경선에서는 신용카드사 등의 도움을 받아 카드의 실제 사용 지역과 주소지가 비슷한지 확인했지만 최근엔 당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첫 격전지인 호남에서부터 표심이 왜곡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경선은 네 차례 순회경선(호남→충청→영남→수도권·강원도 등)으로 진행된다.

‘호남 1등=민주당 대선후보’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호남에서 1위를 차지하면 다른 지역에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지지율 5%에 불과했던 노무현 후보가 광주에서 이인제 후보를 꺾으며 최종 승자가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호남에서 특정 후보 진영이 세몰이를 해서 위장전입 투표를 하면 경선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각 후보 진영도 경선 흐름과 결과에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권오중 정무특보는 “선거인단이 200만 명이라면 이 중 100만 명이 호남 경선에서 투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돕고 있는 정성호 의원도 “당 조직을 활용해 선거인단 참여를 권유받은 사람들의 연락처를 시·도당 위원장들이 취합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시·도당 위원장이 친문재인계 일색이기 때문에 문 전 대표는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맞춤형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다른 당 지지자들이 선거인단에 등록해 투표 결과를 교란하는 ‘역선택’ 우려를 제기했다. 문 전 대표 측은 “반문 감정이 있는 국민의당 지지자들이나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대거 선거인단으로 등록해 다른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호남의 선거 결과가 왜곡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이트 등에는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가입을 독려하는 문자나 글이 올라왔다가 지워지기도 했다. 당 선관위 부위원장인 양승조 의원은 “역선택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고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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