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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불편한데 9시간 블랙아웃” 부산 정관신도시 주민들 ‘부글부글’

부산 기장군 정관읍 정관신도시에 사는 박성훈(36)씨는 울산에 통근 버스로 출퇴근한다. 통근 버스를 놓치면 자가용을 이용한다. 울산 가는 대중교통이 없어서다. 박씨는 “부산시내에 나가려 해도 버스가 기장군을 빙빙 돌아 가면서 시간이 배나 걸리고, 버스 배차간격도 길어 한 대를 놓치면 30분씩 기다리기 일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관신도시 조성 9년이 됐다. 인구는 2만2000여 세대 7만6500여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자급 자족형 신도시’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이다. 한마디로 ‘베드타운’ 역할만 한다는 것.
지난 9일 발생한 정전사태의 피해 신고를 받는 부산 기장군 정관읍사무소 접수처. [사진 이은지 기자]

지난 9일 발생한 정전사태의 피해 신고를 받는 부산 기장군 정관읍사무소 접수처. [사진 이은지 기자]

우선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부산시내를 오가는 시내버스는 9개 노선 70대다. 배차간격은 보통 30분. 한대를 놓치면 30분은 기다려야한다. 이 가운데 73번 버스는 무려 60분 간격으로 오간다. 대중 교통이 불편하다 보니 2대 이상 차를 가진 가구수가 늘면서 아파트 단지는 주차난을 겪는다. 상가 일대도 비슷하다.

정관신도시에는 종합병원이 없다. 암 전문 원자력병원이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분만할 수 있는 산부인과도 한 곳뿐이다.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들이 불안에 떨고있다 종종 정관을 떠나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초·중·고교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인근 해운대구 초등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24.8명이지만 정관초등학교는 10명 가까이 많은 33명이나 된다. 해운대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요즘 초등생들은 개별 활동이 활발한데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제약이 많다”며 “학교건물을 증축해 학급을 늘려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발생한 9시간 정전사태는 주민 불만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냉동축산물유통판매를 하는 박모(47)씨는 “냉동고에 넣어둔 고기가 녹으면서 색깔이 변해 모두 폐기처분해 3500만원의 피해가 났다”며 “정전사실을 곧바로 알았으면 고기를 다른 곳에 옮겼을 텐데, 정전 3시간이 지난 오후 1시20분쯤 재난문자가 와 피해를 키웠다”고 말했다. 정전피해는 지난 13일 기준 160건에 1억4200만원이 신고됐다.

하지만 2008년부터 전기·온수를 독점공급하는 부산정관에너지㈜가 피해보상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김윤홍(62) 정관읍 주민자치위원장은 “정관에너지 약관에 전기료 감면을 제외한 현물 보상 내용이 없고, 사업 허가를 내준 산업통상자원부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17일까지 정관에너지가 구체적인 보상안을 내놓지 못하면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온수에 대한 불만도 높다. 105㎡(32평형) 아파트에 사는 최모(38)씨는 “개별 난방은 온수가 70~80도까지 올라가는데 지역난방은 45도로 뜨뜻미지근하다”며 “겨울철 난방을 해도 추위에 떠는데 한 달 난방비 20만원 등 관리비는 40만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업체는 지역난방으로 아파트 관리에 인력·장비가 더 많이 든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관리소장 이모(54)씨는 “개별난방보다 관리에 1.5배 인력이 더 투입되고 시설의 잔고장이 많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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