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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사드 경제보복 칼 빼든 중국을 꺾으려면

김광기 신문제작담당 경제연구소장

김광기
신문제작담당
경제연구소장

북한의 핵무기 제조 및 미사일 발사 능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의 정당성은 입증되고 있다. 결정 과정에서의 미숙함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중국의 과잉 반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라면 의연하게 가는 게 맞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 사드 실전 배치를 정점으로 그 이후로도 여진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교묘한 보복은 외교는 물론 경제·문화·관광 등 광범한 분야에서 집요하게 이어질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회원사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무역보복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26%나 됐다.

경제 보복은 검역·안전·기술·통관·세무 등 분야로 단계를 높여 가고 있다. 이는 과거 중국에 진출했던 일본 기업 등이 당했던 패턴과 매우 유사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중국은 자본과 기술·고용이 필요할 때는 외국 기업들에 각종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한다. 그러다 단물을 다 빼먹고 해당 분야 중국 기업들이 강해지면 규제와 세금 등을 법대로 엄정하게 가동하기 시작한다. 버티기 힘들어진 외국 기업들은 철수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굳이 사드 사태가 아니더라도 중국은 언젠간 드러낼 발톱을 이번에 서둘러 내밀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중국의 본색 내지 진면목을 빨리 깨우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긴 삼국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강성했을 때 우리 민족을 대했던 태도와 뭐가 다르겠는가. 중국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를 비아냥대며 “중국이 자유무역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떠벌렸다. 하지만 사드 보복을 통해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그럼에도 중국은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세계 제1의 시장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돌파할 전략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국에 대해 경쟁 우위를 확보할 분야를 찾아 집중하는 방향으로 대중국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제조업 완제품을 중심으로 중국은 속속 한국을 따라잡고 있다. 소재·부품 쪽 기술 격차도 하루가 다르게 좁혀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에 내줄 분야는 내줘야 한다. 과거 일본이 완제품 시장의 상당 부분에서 한국에 밀렸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프리미엄급 소비재와 핵심 소재·부품 쪽에선 늘 한수, 두 수 우위를 점하는 분야를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 한국의 세계 1등 제품 구성을 보면 나름 희망이 엿보인다. 최근 5년간 중국에 많이 내주고도 독일·이탈리아 등 앞선 나라들의 제품을 따라잡으면서 70개 안팎의 숫자를 계속 유지했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배우 공유, 김고은 등이 열연하며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사진제공=tvN]

tvN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배우 공유, 김고은 등이 열연하며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사진제공=tvN]

최근 중국에서의 드라마 ‘도깨비’ 열풍은 한국 제품의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준다. 도깨비는 중국 정부가 내린 한류 콘텐트 유통금지조치(한한령)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론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드라마가 유통됐기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벌어들인 돈은 없다. 하지만 좋은 제품을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정치권력도 결코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못하게 억누르면 거꾸로 더 하고 싶어지는 게 인간심리 아닌가.

한류 드라마·팝 등 소프트산업에선 중국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한국을 따라오기 힘든 결정적 핸디캡을 안고 있다. 바로 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의 후진성이다. 과거 한국이 1970~80년대에 경험했듯이 이런 환경에선 소프트산업의 소재와 상상력·창의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제품들은 그런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향후 중국 시장 공략은 정부와 민간이 손을 잡고 외교와 경제가 결합한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은 정부 따로, 기업 따로 각개 약진 중이며 서로 갖고 있는 정보과 경험,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사드 결정이 바로 그런 경우다. 미국과 독일 등이 외교정책의 변화가 있을 때 재계와 사전에 긴밀히 협의하는 관행과 대비된다.

김광기 신문제작담당·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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