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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만에 은행 대출 … 빨라진 ‘손 안의 금융’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33)씨는 지난달 한 토요일 서울 신도림 지역에 신혼집을 보러 갔다. 전세금 2억5000만원. 부동산 중개업자 말대로 그 가격에 그만한 집 찾기는 힘들 것 같았다. 오후에 두 팀이 더 보러 오기로 했다는 말에 마음이 급해졌다. 문제는 계약금. 2500만원이 필요했다. 갖고 있던 1000만원과 마이너스통장으로 1000만원을 더 마련했지만 500만원이 부족했다. 월요일 은행 문 열기를 기다렸다간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을 할 것 같았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을까 했지만 주거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여니 ‘직장인모바일대출’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설명대로 따라하니 10분 만에 500만원을 4.3%의 금리로 빌릴 수 있었다. 현금서비스를 받았다면 두 배가 넘는 10%대 금리를 부담해야 했을 것이다.

‘내 손안의’ 대출 시대다. 스마트폰으로 예·적금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차원을 넘어, 최근에는 대출까지 모바일로 판세가 넘어오고 있다.
모바일 대출의 장점은 ‘손쉽게’, ‘싸게’ 빌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중 가장 먼저 시장이 열린 모바일 신용대출은 ‘손쉽게’에 방점이 찍혔다. 공략 대상은 김씨처럼 신용등급이 1~3등급으로 우수한데도 단지 은행 문이 닫힌 시간에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이용해왔던 고객들이다. 대출금액이 1000만~2000만원으로, 특별히 대출 자격에 문제가 없다면 몇 번의 터치로 10분 내외에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4시간 대출이 가능하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이들은 카드론처럼 편리하게, 카드론보다는 훨씬 싼 금리로 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대출의 전제 조건은 ‘표준화’다. 대면으로 서류를 확인해 사람이 다양한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주로 4대 보험에 가입해 소득 증명이 가능한 직장인을 위주로 대출이 실행된다.

오토론 시장은 그간 캐피탈 회사들의 주요 무대였으나, 은행의 모바일 상품이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신한은행은 모바일 오토론인 ‘마이써니카 대출’을 선보인 이래 지난해 말까지 총 1만7319건(3714억원)을 대출했다. 금리가 3%대 중반인데다 신한은행과 거래가 없던 고객도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새로 계좌를 열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오토론이 주로 자동차 딜러의 소개로 나가는 현실을 고려, 기존 고객이 아닌 사람도 차를 살 때는 장벽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주택담보대출도 이제는 모바일에서 가능하다. 이것은 ‘싸게’가 핵심이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위비아파트대출’을 선보였다. 매매로 인한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는 경우를 빼면 전자약정을 통해 영업점 방문 없이 대출상담부터 신청까지 모두 내 손 안에서 진행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통적으로 큰 금액을 빌리는데다 내야할 서류가 많아 영업점 창구 대출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금리 0.1%포인트가 아쉬운 시대, 한 푼이라도 싸게 빌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보통 모바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영업점에서 받는 것보다 아무 조건 없이 0.1%포인트 싸게 받을 수 있다.

은행들이 모바일 대출에 주력하는 것은 고객 10명 중 4명 꼴로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등 모바일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이 2014년 실행한 신용대출의 43%가 모바일 상품이었다. 핀테크 기업의 연합체인 데일리금융그룹의 신승현 대표는 “앞으로는 손 안에서 모든 금융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란·심새롬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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