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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비행기 타고 볼까요, 여수 앞바다

| 25일 선보이는 여수 스카이투어
 
 


비행기를 타고 바다에 알알이 박힌 섬을 눈에 담으며 하늘을 누비는 스카이투어가 국내에서도 가능해졌다. 항공 관광업체 신한에어가 10인승 소형비행기를 이용해 여수 일대를 비행하는 정규 투어 프로그램을 2월 25일부터 선보이기 때문이다. 전남 여수공항을 기점으로 약 30분간 여수 앞바다에 떠있는 금오도·백야도·개도·돌산도 등 섬들과 여수 도심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정식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2월초에 먼저 체험해봤다. 취재 당시엔 여수공항 이용 허가가 나기 전이라 전남 영암군에 있는 신한에어 이착륙장에서 출발해 여수 코스를 둘러봤다. 푹신한 소파와 너른 창문이 있는 소형비행기는 생각보다 안락했고 창밖 풍경은 상상보다 경이로웠다.
 
상공에서 바라본 여수시.

상공에서 바라본 여수시.


영암 신한에어 이착륙장에 도착했다. 바로 전날까지 비행기를 띄울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체험을 한 2월 2일 당일엔 다행히 바람이 잦아들었다. “이착륙할 때 풍속이 초속 10m 이상이 되면 비행할 수가 없어요. 지금은 초속 7~8m입니다. 비행기를 띄울 수 있겠어요.” 같이 탑승한 신한에어 김응주 경영기획실장이 말했다. 바람은 거셌지만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쨍하게 푸른 하늘에 칼바람이 부는 전형적인 한겨울 날씨였다. 신한에어는 항공 조종사 전문 교육기관이자 비행기를 활용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관광업체다.

김 실장은 “비행기 투어 프로그램을 여수에 론칭한 건 여수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때문”이라며 “미국 하와이나 필리핀 세부 등에서 인기있는 스카이투어에 착안해 여수 앞바다의 섬을 구경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208B 그랜드 캐러밴’은 미국 그랜드캐니언 상공 투어에서 사용 되는 기종이다.

‘208B 그랜드 캐러밴’은 미국 그랜드캐니언 상공 투어에서 사용 되는 기종이다.


영암 이착륙장 활주로로 나가 여수 스카이투어에 이용하는 비행기 ‘HL5120기’를 마주했다. 미국 항공기 전문 제작업체 세스나(Cessna)사가 만든 ‘208B 그랜드 캐러밴’ 모델이었다. 2011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독일 부호가 자가용 비행기로 사용하던 것을 2016년 4월 40억원을 들여 수입했다. 비행시간 1000시간 이하의 비교적 새 항공기다. 김 실장은 “208B 그랜드 캐러밴 모델은 미국 그랜드캐니언 상공 투어에서 주로 사용하는 모델”이라며 “본래 14인승 항공기인데 10인승(조종석 2석, 승객석 8석)으로 개조해 승객 공간을 넓혀 안락하게 꾸몄다”고 말했다.
 
여수 스카이투어 비행을 맡고 있는 함대연 기장(오른쪽)과 배재덕 부기장.

여수 스카이투어 비행을 맡고 있는 함대연 기장(오른쪽)과 배재덕 부기장.


함대연 기장과 배재덕 부기장이 나란히 앉은 조종석 바로 뒷자리인 1열에 앉았다. 1열 좌석에서는 조종석 계기판까지 훤히 보였다. 관광용으로 만들어진 208B 그랜드 캐러밴 모델은 창문도 일반 여객기보다 약 1.5배 크다. 가죽 소파는 180도 회전이 가능해 앞 뒤 사람이 서로 마주보도록 좌석을 배치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자리는 2·3열. 비교적 소음이 적고 비행기 날개가 시야를 가리지 않아 조망이 가장 좋다.
 
 

함 기장이 안내방송을 시작했다. “우리 비행기는 3시10분에 이륙해 여수로 향하는 HL5120기입니다. 여수 상공에서 약 30분간 비행한 다음 다시 영암으로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비행 중에는 안전띠를 계속 착용해주십시오. 비상구는 비행기 앞쪽과 뒤쪽에 각각 있습니다. 비행기 이륙합니다.”
 
여수 스카이투어할때 탑승하는 ‘208B 그랜드 캐러밴’ 비행기 내부.

여수 스카이투어할때 탑승하는 ‘208B 그랜드 캐러밴’ 비행기 내부.


HL5120기가 1㎞ 남짓한 활주로를 빠르게 달린 후 사뿐히 떠올랐다. 대형 여객기에 비해 소음과 흔들림이 있었지만 헬리콥터보다는 확실히 조용했다. 영암호를 지난 HL5120기는 고도를 점차 높였다. 이날은 가시거리가 특히 좋았다. 가까이는 영암의 진산 월출산과 광주 무등산 능선이 뚜렷했고 영암에서 100㎞ 떨어진 한라산 정상까지 보였다. 이륙한 지 15분쯤 지나고 남해 상공에 도달했다. 기체가 갸우뚱 흔들렸다. 함 기장은 “일몰 전이나 아침 일찍 타는 것이 가장 좋다. 이때가 기류가 안정적이라 비행기가 덜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상공을 우회해서인지 약 30분 뒤에 드디어 여수 상공에 도달했다. 함 기장은 비행 고도를 600m까지 낮췄다. “9시 방향에 사도, 그리고 그 옆에 상사도와 하와도가 나란히 보입니다.” 배 부기장의 안내방송에 따라 섬 하나하나를 눈으로 훑었다. 1928년 세워진 백야도 등대를 지나 금오도 상공에 도달했다. 자라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금오도(金鰲島)는 여수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몇 해 전 섬에 들어 걸어서 여행했을 땐 전체 모습을 가늠할 수 없지만 상공에서는 가능했다. 찬란한 햇살을 받으면 금색 자라로 변한다는 금오도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금오도·안도·여도 등 다양한 섬이 떠있는 여수 앞바다.

금오도·안도·여도 등 다양한 섬이 떠있는 여수 앞바다.


돌산대교·거북선대교를 통해 여수 시내와 연결되는 돌산도 상공에 도달했다. 돌산도 남쪽 끝에 붙어 있는 향일암이 백미였다. 향일암은 여수를 대표하는 해돋이 명소다. 기암절벽 가운데 콕 박혀 있는 모습이 전설 속 도량처럼 신비로웠다. 청량한 바다, 짙은 녹음으로 검푸른 빛을 내는 섬들이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연출했다. 동백 꽃놀이 여행지로 유명한 오동도와 2012년 엑스포가 열렸던 여수 엑스포 단지, 여수 신항 등 도심 풍경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여수 상공을 30여 분 누빈 HL5120기는 광양~순천만~보성을 거쳐 다시 영암 이착륙장에 내렸다. 이날 비행의 최고 속력은 시속 320㎞ 평균 속력 270㎞, 최고 고도 1.2㎞ 최저 고도 600m였다. 하늘에서 바라본 우리네 산·바다·들·섬의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차라리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풍광은 기대 이상의 감동이었다.


 
●여행정보
신한에어(shinhanair.com)의 여수 스카이투어 정규 코스는 1인 5만9000원. 비행시간은 약 30분이다. 여수공항에서 출발해 모개도~사도~백야도 등대~개도~돌산도 향일암~여수 신항~여수 엑스포 단지 상공을 차례로 비행한 다음 여수공항으로 돌아온다. 탑승권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여수공항 2층에 마련되는 신한에어 발권 창구에서 구매할 수 있다. 승객은 이륙 3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게이트에서 공항직원에게 탑승권과 신분증을 보여준 다음 일반 여객기를 이용할 때처럼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다. 투어는 1일 4회 진행할 예정(오전 1회, 오후 3회, 월요일 휴무, 정확한 시간은 오는 20일 결정)이고 승객이 단 한 명이라도 운항한다. 여수 밤바다를 구경하는 야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정과 가격은 정규 코스와 동일하지만 정원 8명이 모여야 비행기를 띄운다. 예약 필수. 여수 스카이투어는 기상이 나쁠 땐 운행하지 않는다. 비가 많이 오거나 안개가 심하게 끼면 풍경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규 코스 운항뿐 아니라 프라이빗 투어도 진행한다. 2주 전에 예약해 노선을 협의하면 공항이 있는 곳 어디든 HL5120기로 갈 수 있다. 전세 비용은 비행시간과 노선에 따라 달라진다. 신한에어 서울 사무실 02-3274-4000, 여수 사무실 061-682-7447.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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