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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 개성공단 제품 한국 기업에도 판매 시도해 논란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제품의 비정상적인 반출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한국의 기업 관계자를 만나 공단 창고에서 등산화를 빼돌려 중국 단둥(丹東)으로 넘겨주겠다고 제안했다. 북한과 접촉한 국내 기업은 개성공단에서 등산화를 생산한 업체다. 기업 관계자는 “북한은 등산화 사진을 보여주며 돈을 얼마나 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확인해보니 개성에서 생산한 제품과 일치했다. 그동안 북한이 중국기업에 접촉한 경우가 있었지만 한국 기업을 만난 건 처음 드러난 사실이다.
 
북한이 한국 기업에 제공한 사진에는 생산제품 태그도 포함되어 있다. 내부문건에 첨부 된 사진 중 일부를 촬영했다. [사진 박용한]

북한이 한국 기업에 제공한 사진에는 생산제품 태그도 포함되어 있다. 내부문건에 첨부 된 사진 중 일부를 촬영했다. [사진 박용한]

개성공단에는 한국 기업들의 생산품과 원부자재가 쌓여있지만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입주 기업들은 그들을 가져올 수 없다. 기업 관계자들은 “공단 폐쇄가 급작스럽게 진행되면서 신변의 위협을 우려해 쫓기듯 북한을 탈출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공단에 남아 있는 자산을 돌려달라고 북한에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동결·몰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추산한 123개 기업의 유동자산 피해는 2400억원, 건물과 기계장치 등 투자자산 피해규모는 6000억 원에 이른다.

북한 당국은 공개적으로는 입주 기업들의 요구를 못 들어준다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불법적인 거래를 시도하려고 한 것이다. 입주 기업이 만든 제품임에도 북한에 웃돈을 주고 빼와야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북한의 비정상적인 판매 시도는 공단을 재가동 하자는 여론에도 찬물을 끼얹졌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행동은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한국 정부도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통일부는 북한이 한국 기업에 접촉해 거래를 시도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개성공단에 남겨 진 원자재와 완성품 현황만 파악했다”며 “공단 폐쇄 직후 이뤄졌던 조사를 형식적으로 반복했을 뿐이고 북한에 항의하거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7일 북한이 개성공단 일부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시인했지만, 한국 기업에 관한 사실은 알면서도 감췄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정부출연 기관의 관계자는 “개성공단 중단의 화살이 한국정부로 향할까 우려해 논란이 커지는 걸 막으려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의 책임 논란을 떠나 한국 기업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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