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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엘리트들의 코스닥 막장드라마

한때 주가가 급등하며 코스닥 시장에서 주목받던 업체가 경영진의 음모와 갈등으로 파국을 맞았다.

이 ‘막장 드라마’는 서울대 법대 출신 등의 엘리트들의 잘못된 만남으로 시작됐다. 무선인터넷 설비 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업체 A사를 인수한 대표이사 한모(41)씨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 경영진을 채용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변모(52)씨와 해군사관학교 출신 전모(44)씨가 각각 부사장과 감사로 뽑혔다.

회사는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장규모가 8조원대라는 이란의 ‘저궤도위성 통신망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지난해 5월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도 경제사절단으로 선정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덕분에 주가는 지난해 3월 주당 1만원대에서 두달 여 만에 4만원대까지 올랐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해외 10여 개국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시연회를 앞두고 변씨와 전씨가 돌변했다. 한국거래소와 검찰, 인터넷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리며 대표이사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검찰에 회사 비리에 대한 진정서를 냈다. 사흘 뒤까지 10억원씩 주면 진정을 취하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한씨는 진정 취하 후에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두 사람은 거부했다. 양측이 대립하는 와중에 한국거래소는 한씨의 횡령설 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 여파로 주가는 하루 만에 30% 하락했고 다급해진 한씨는 1억원짜리 수표 16장을 두 사람에게 건넸다.

한씨는 이후 “주주들의 항의와 회사 명운이 달린 기술시연회를 앞둬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 주가 폭락으로 150억원을 손해봤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변씨와 전씨는 공갈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그런데 얼마 뒤 한씨와 A사 회장 이모(51)씨 역시 검찰에 불려갔다.

서울남부지검은 거짓 사업계획을 퍼뜨려 회사 주가를 부풀리고 약 100억원의 부당수익을 올린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한씨 등을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무궁무진한 해외 무선인터넷 사업을 꿈꿨던 A사는 3개월 사이에 회장ㆍ대표이사ㆍ부사장ㆍ감사가 모두 구속기소되는 결말을 맞았다. 주식은 거래정지됐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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