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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관통하는 빌딩, 도로 아래 놀이공원도 허용…도로 위아래 사용권 민간에 대폭 푼다

경기 판교신도시의 랜드마크(지역대표건물)라 불리는 알파돔시티는 원래 메인건물 사이로 도로가 사방으로 지나고, 건물은 한 동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하지만 도로 위로 건물을 짓지 못하게 돼 있는 규제에 의해 8동의 독립된 건물로 나눠서 지어졌다.

지난해 12월 착공한 인천 가정오거리의 루원시티 재개발 사업은 단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지하로 유도하고, 지상공간은 거대한 공원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존 도로의 위치를 변경하지 못한다는 규제 때문에 계획은 변경됐고 도로를 사이에 둔 두 개의 단지로 갈라졌다.

도로 공간의 민간 이용을 제한한 여러 규제 때문에 무산됐던 이 같은 도시의 입체 개발이 앞으로는 가능해진다. 정부가 16일 도로의 상공 및 지하의 개발권과 사용권(50년 이상)을 민간에게 대폭 푸는 내용의 입체도시개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ㆍ공유지인 도로 공간에는 지하상가와 같은 도시계획시설만 일부 허용됐다. 하지만 이번 제도 개선으로 지하철역 주변 지하공간에 백화점 등의 상업시설과 공연장 등의 문화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또한 필요한 경우 도로나 철도를 지하로 옮겨 도로나 철도에 의해 나눠진 지상 공간을 통합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도로와 건축물이 어우러져 건축물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예를 들면 일본처럼 고가도로가 건물을 터널처럼 통과하는 건축물도 지을 수 있고 도로를 사이에 둔 여러 건물들을 공중 연결 통로를 통해 한 건물처럼 이어질 수도 있다. 일부 신축 아파트 단지 내에서만 볼 수 있는 스카이 브릿지를 일반 도로에서도 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건물 옥상을 휴게소, 주차장 등으로 사용하게 된다.

일반 주거지와 아파트 단지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지금은 도로 때문에 성냥갑 모양의 연립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었으나 앞으로는 지하에 통합 주차장을 조성하고 지상공간도 같은 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연립주택이 지어진다. 또한 8m 이상의 도로가 단지 사이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도 공동 관리를 허용해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게 했다.

도로의 입체 활용을 통해 대중교통 환승 시설도 확충된다. 예를 들어 지하도로에서 지하철과 버스가 바로 환승되고, 고속도로에서는 상공형 환승시설을 통해 버스정류장과 환승하는 식이다. 아울러 창고나 주차장 등으로만 활용되던 고가도로 아래 공간에는 문화나 체육시설을 조성할 수 있게 제도가 바뀐다. 하지만 고가도로 아래에는 충격에 민감한 가스 정압시설이 설치돼 있는 곳이 많아 안전 사고 위험 논란도 일 전망이다.

정부는 도로 공간를 사용하는 민간에게는 적절하고 투명한 절차로 개발이익을 환수해 도시재생사업이나 교통신사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김정렬 도로국장은 “도시를 창의적으로 디자인하고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올해 12월까지 관련법을 개정해나가고 내년말부터 관련 지침을 정비할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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