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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평양에 요리점 열어

후지모토는 2012년 7월 방북해 11년 만에 김정은을 만났다. [사진 슈칸겐다이]

후지모토는 2012년 7월 방북해 11년 만에 김정은을 만났다. [사진 슈칸겐다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藤本 健二ㆍ70)가 평양 시내 건물에 일본 음식점으로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NHK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북한을 방문한 뒤 소식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그와 만났다는 일본인을 취재한 결과 지난달 평양 시내 일본 음식점을 개점했다”고 보도했다. 대북 소식통도 “조만간 북한 방송에도 나타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방송 NHK에서 16일 후지모토의 평양 요리점을 공개했다. [사진 NHK 방송 캡처]

일본 방송 NHK에서 16일 후지모토의 평양 요리점을 공개했다. [사진 NHK 방송 캡처]

대북 소식통은 또한 지난주 평양에 다녀온 뒤 후지모토가 “지난달 8일(김정은 생일) 일본요리점을 열었다”고 전했다. 그는 “평양 낙원백화점 인근 건물 4층에서 초밥, 라면, 스시를 판매한다”면서 “조만간 라면 전문요리점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후지모토는 한동안 일본에 귀국하지 않고 평양에 머물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4일 발행된 일본의 비정기 간행물인 ‘카리하유쿠(かりはゆく)’에서도 그런 가능성을 게재했다. 카리하유쿠는 1970년 항공기 ‘요도호’를 납치해 월북한 일본인 적군파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소식지는 일본인 요리사가 1월 중 평양에 음식점을 연다고 보도해 후지모토를 암시했다.
 
후지모토는 방북수기 ‘김정일의 요리사’를 펴내고 북한에서의 생활, 김정일의 사생활을 폭로했다. [사진 중앙포토]

후지모토는 방북수기 ‘김정일의 요리사’를 펴내고 북한에서의 생활, 김정일의 사생활을 폭로했다. [사진 중앙포토]

김정남이 살해된 직후 후지모토를 걱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과거를 보면 답이 나온다. 후지모토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독특한 인연 때문에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김정일의 부탁으로 김정은이 만 7살이던 90년부터 김정철ㆍ김정은 형제와 어울리게 됐다. 후지모토는 ‘김정일의 후계자’로 김정남을 바라보던 세간의 전망을 부정했다. 그는 2003년 평양 체류를 기록한 『김정일의 요리사』를 출간하서 “김정은이 유일한 후계자감”이라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7년 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되면서 후지모토는 주목을 받았다.
 
후지모토는 2012년 북한을 다녀온 뒤 김정은과 포옹한 사진을 명함 뿐 아니라 새로 출간한 책 표지로 쓰기도 했다. [사진 중앙포토]

후지모토는 2012년 북한을 다녀온 뒤 김정은과 포옹한 사진을 명함 뿐 아니라 새로 출간한 책 표지로 쓰기도 했다. [사진 중앙포토]

후지모토는 2001년에 탈북한 뒤 김정일의 실상을 폭로하면서 암살의 공포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김정은의 후계를 주장한 덕분에 용서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2012년 7월 북한에 다시 들어갔을 때 김정은이 직접 호텔로 찾아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후지모토는 김정은과의 이런 관계를 과시했다. 그가 일본에서 사용한 명함에는 김정은과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후지모토가 김정은의 눈 밖에 나면서 수용소에 끌려갔다’는 소문이 돌았다. 일본 언론 ‘주간신조’도 조총련 관계자가 11월 방북길에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후지모토는 지난해 일본 음식과 라면 전문요리점을 열고자 방북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직접 적당한 장소를 마련해 줬고, 첫 손님으로 방문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도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개점하려던 계획은 무산됐고 이후 소식이 없었다.

대북 소식통은 “후지모토가 최근 김정은과 ‘로얄패밀리’에 관한 정보를 너무 많이 누설했다”면서 “북한의 보수적인 권력기관들이 손보겠다고 나선 것 아니냐”며 종적을 감춘 이유를 설명했다. 후지모토가 북한에 남겨 진 가족 때문에 자유롭지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9월 평양에서 후지모토를 만났던 소식통은 “당시 후지모토와 그의 딸 엄정미를 만났다”면서 “그 이후 지난해 연말에 다시 후지모토 부녀와 만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정보 관계자도 “후지모토가 일본에 온 적이 없고, 북한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지 못한다”면서 “북한에 새로운 일본 음식 요리점이 열릴 때마다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지모토의 방북과 탈북과정에 적극 개입했다”며 “이렇게 장기간 연락이 두절된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카리하유쿠’에 나온 단서를 보고는 "예감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일본의 정기국회에서 아리타요시후(有田芳生) 참의원은 일본 정부에 후지모토의 거취를 물어봤다. 며칠 뒤 아베 총리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며 모호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의 소식통은 “후지모토는 최근 제3자를 통해 아리타 의원에게 자신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면서 “후지모토가 이번 달 중 북한 방송에 나온다고 전했다”고 한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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