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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이 여성에게 관심 많고 친절한 점 이용한 맞춤형 테러”

말레이시아 언론이 “김정남 암살범이 유력하다”고 보도한 젊은 여성은 폐쇄회로TV(CCTV) 영상에서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살짝 컬을 준 앞머리와 짙은 립스틱이 특징으로,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대북 소식통들은 “평범해 보이는 아시아계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위장해 김정남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에서 정찰 관련 업무에 종사했던 고위 탈북자는 “김정남이 여성에게 관심이 많고 친절하다는 점을 이용한 ‘맞춤형 테러’”라며 “설사 공개된 사진 속 여성이 진범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실제 암살범의 모습은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북한이 여성 간첩과 공작원들을 활용해온 역사는 길다. 1987년 당시 25세였던 김현희가 대한항공 KAL858기를 폭파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현희는 검거된 뒤 “10대 때부터 8년간에 걸친 훈련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일본 국적으로 위장하기 위해 일본어 회화교육도 철저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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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 인터뷰에서 “얼굴에 특징이 있으면 표적이 되기 쉬우니 얼굴에 있는 점도 뺐다. 당시 수술 장비가 없어 담배에 불을 붙인 뒤 뜸을 뜨듯 점을 뺐다”고 말한 적이 있다. 북한이 철두철미하게 간첩 훈련을 해 왔음을 보여준다.

군 출신 탈북자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최근 대남 공작원과 해외 공작원들을 젊고 외모가 뛰어난 여성들로 교체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2008년 7월 검거된 북한의 여성 남파 공작원 원정화씨는 북한판 ‘마타 하리’라고 불린 배경이다. 마타 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독일 등지에서 남성 유력 인사들과 교류하며 기밀 정보를 빼낸 스파이다. 원씨도 남파된 이후 정훈장교 황모 대위 등 군인들에게 접근해 내연관계를 맺고 군사 기밀을 빼냈다.

국정원에 따르면 원씨는 10대 시절을 평양 소재 공작원 양성소 특수부대에서 보냈다. 그는 호신술은 물론 독침 등 각종 살상 무기 사용법에 산악 훈련 등의 훈련을 받았다고 국정원에 밝혔다.

2010년엔 김미화라는 이름의 여성이 서울메트로 담당자들에게 접근해 서울 지하철의 대외비 문건을 빼내다 국정원에 검거된 적이 있다.

꼭 20대 여성만 공작원으로 보내는 것도 아니다. 2012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현 보위성) 소속 공작원으로 드러나 체포된 여성 이모씨는 46세였다. 그는 탈북자로 가장하고 태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뒤 군 인사들에게 접근해 내연관계를 맺으며 군사 기밀을 빼냈다.

북한은 최근엔 사이버테러 담당 요원들도 여성을 많이 선발하는 추세라고 한다. 북한에서 대학교수를 했던 현인애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사이버 테러에 있어서도 여성 공작원을 많이 뽑는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지에서 여성들이 계정을 개설하도록 하고 주요 타깃이 되는 남성 인사들에게 접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개별 공작원 외에 여성만으로 꾸려진 특공대도 두고 있다. 해군 자폭부대인 해상저격부대는 황해도에 여성 잠수 특공대도 운영한다고 복수 탈북자들이 전했다. 길이 10m의 잠수정에 홀로 들어가 산소탱크로 호흡을 하며 잠복 임무를 수행하다 적의 선박이 발견되면 자살 공격을 감행하는 부대라고 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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