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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많은 공항서 암살 … 위험 무릅쓸 다급한 이유 있었나

김정남 독살
정보 당국은 김정남 피살의 배후로 정찰총국을 지목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총국장을 김영철에서 한창순(오른쪽)으로 교체했다. [중앙포토]

정보 당국은 김정남 피살의 배후로 정찰총국을 지목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총국장을 김영철에서 한창순(오른쪽)으로 교체했다.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13일 마카오행 AK8320(에어아시아)편 항공기에 탑승할 예정이었다.

비행기는 저비용항공이었다. 호화생활을 했던 그가 저비용항공인 에어아시아를 이용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김정남이 그 정도로 생활고를 겪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항공편 확인 결과 당일 오전 마카오로 가는 직항편이 AK8320뿐이었다.

국정원은 15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김정남은 활동하는 데 있어 그 전에 자금을 많이 준비해놔서 불편한 점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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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은 평소 5개의 여권(외교관 여권)을 지니고 다니며 신분을 감춰 왔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4일 사망자의 이름을 ‘김철(KIM CHOL)’로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피살은 미스터리투성이다. 특히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공항 출국 카운터에서 오전 9시에 사건이 벌어진 점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공항에는 곳곳에 폐쇄회로TV(CCTV)가 있어 범행 장면이 남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도 공항 CCTV에 찍힌 여성들을 용의자로 보고 쫓고 있다. 2012년부터 김정남 암살을 시도했던 북한이 체포의 위험을 무릅쓰고 급박하게 범행을 저질러야 했던 이유가 있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남이 유럽이나 한국 등의 정보기관을 통해 망명을 시도하다 북한 당국에 들통이 나 살해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끊기질 않는 이유다.

김정은의 출생에서부터 북한 로열패밀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김정남이 서방으로 망명할 경우 북한 체제의 치부가 드러날 수 있다. 유동렬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김정남의 이종사촌(김정일 부인 성혜림의 언니 성혜랑의 아들)인 이한영은 1996년 한국에서 북한 최고 지도부의 가족사를 담은 책(『대동강 로열패밀리』)을 출간한 이후 북한에서 보낸 간첩들에게 피살됐다”고 말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은 “신변 위협을 느껴온 김정남이 한때 가족과 함께 한국 망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15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김정남의 한국 망명설을 일축했다.
정보 당국이 파악한 대로 2012년부터 김정남의 암살 계획이 있었다면 김정은은 집권 뒤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을 다져 왔지만 중국의 비호를 받고 있는 김정남의 부활이 불안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봉건국가적 속성이 강해 장남(김정남)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김정남은 호탕한 성격으로 따르는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김정남이 김정은에겐 핵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70년대 초 후계자가 된 이후 이복형제인 김평일을 ‘곁가지’로 분류한 뒤 핀란드와 체코 대사로 내보내 권력 주위에 오지 못하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김정은은 아예 김정남을 제거함으로써 잠재적 위협을 없애버린 셈이 된다.

국정원은 이날 정보위에서 여성 용의자 2명을 ‘아시아계’라고 했다가 수법으로 봐선 북한 공작원 같다고 설명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범행에 여성 암살전문 부대가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중 일부는 동남아 등에서 현지인처럼 활동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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