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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2형’ 도발 이어 김정남까지 … 북한, 중국 ‘뒤통수’ 연타

김정남 독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김정남 피살 사건이 북·중 관계를 더욱 얼어붙게 할 전망이다.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사건에 이어 또 한 번의 냉각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5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한 이병호 국정원장은 “중국이 김정남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보위원들에 따르면 이 원장은 “(북한이) 북·중 관계가 악화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김정은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중 관계에 밝은 중국 전문가는 “2012년 무렵까지 김정남은 베이징 교외에 개인 거처를 갖고 있었다. 별도로 중국 군부의 안가에 거주하면서 보호를 받기도 했다”며 “보호자 격이었던 장성택이 처형된 후에는 베이징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이 2012년 김정은 체제 출범 이전부터 이복형인 김정남과 고모부 장성택 등을 친(親)중국적인 인물로 보호하거나 관리해 왔다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중국이 김정남을 보호한 건 김정은 체제를 중국이 주도적으로 바꾸겠다는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를 의도했기 때문은 아니다”면서도 “김정은 체제가 안착할지를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일종의 중국식 ‘플랜 비(Plan B)’”라고 설명했다. 북·중 관계에 밝은 다른 중국 전문가도 “중국은 김정은 체제의 붕괴에도 대비해 왔다”며 “유사시 북한의 안정을 위해서는 과도 체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때 내세울 카드로 김정남을 염두에 뒀는데 그가 피살됨으로써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내정 간섭이자 압박으로 받아들였고, 실제로 불편한 기색을 직간접적으로 중국에 내비쳐 왔다.

지난 12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처음으로 미사일 도발을 한 것까지 중국이 문제를 삼는다면 북·중 간 파열음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전 중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압박 정책에 안 그래도 신경이 곤두서 있는 중국을 북한이 더 자극한 셈이 된다.

실제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발사에 대해 “중국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라고 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중국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유감 내지는 우려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번엔 표현에 있어 온도차가 확연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미사일 시험발사 다음 날인 13일 북한산 석탄 1만6296t(100만 달러 상당)에 대해 수은 함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반송 조치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김정남 가족이 마카오에 살고 있느냐”는 질문엔 “관련 정보를 알지 못한다”고만 답했다. 홍콩총영사를 지낸 석동연 원광대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은 “김정은이 단 한 번도 중국을 방문하지 못할 정도로 2012년 이후 북·중 관계는 계속 악화돼 왔다”며 “김정남 암살이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된다면 장성택 처형에 이은 북·중 관계의 매우 큰 악재”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뒤 6개월이 지난 2013년 5월에야 관계 정상화를 위해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이끄는 특사단을 파견했다. 당시 최용해는 김정은의 친서까지 소지했으나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면담하기 위해 하루 종일 숙소에 대기하는 등의 수모와 푸대접을 감수해야 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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