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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뒤집은 ‘샤이 트럼프’ 처럼 … 한국도 ‘샤이 보수’ 있나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거나 잡히지 않는 지지가 있다고들 여긴다. 이른바 ‘숨은 표’다. 이런 숨은 지지층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미의 샤이(shy)를 붙이곤 한다.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의 열세에도 결국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케이스를 두고 ‘샤이 트럼프’ 현상이라고 하는 게 그 예다.

한국 대선 국면에서도 ‘샤이 보수(保守)’ 논란이 있다. 여론조사에서 보이는 보수후보에 대한 지지율 이상의, 숨어 있는 지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실제 한국갤럽의 지난 7~9일 조사에서 보수 성향의 두 유력 후보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11%)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의 지지율을 합해도 14%에 불과했다. 하지만 유권자 스스로 자신의 이념 성향에 대해 매우 보수적(6%)이라거나 약간 보수적(26%)이라고 한 답변은 26%에 달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둘 사이의 괴리가 상당하다.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는 “현 이념 지형은 보수와 진보가 각각 40%, 중도가 20%를 차지하는 게 기본 전제”라고 말한다.
본지가 15일 정치학·정치철학, 여론조사 전문가 10명에게 샤이 보수 여부에 대해 물었더니 10명 모두 보수에서 중도 또는 부동층으로의 지지 이동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이동층이 결국 보수후보를 지지하게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하면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한국갤럽 지지도가 10%포인트 상승했다”며 “그 대부분이 샤이 보수, 보수 지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그쪽으로 쏠린 것으로 본다. 이들의 존재로 정국의 유동성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기존 보수의 반이 안 지사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중도·부동층을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낡은 보수를 벗어 버리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 나타나면 지지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도 “지금 여론은 탄핵 찬반 여론으로 봐야 한다. 이것만 보고 보수가 괴멸됐다고 하는 건 특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번엔 야당에 표를 던질 수 있지만 결국 보수가 온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렇더라도 판세를 뒤집을 정도까진 아니란 전망이 우세했다.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막판 진영 대결로 위기의식이 발현되면 (보수후보의) 득표율이 오르겠지만 결과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고 예상했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샤이해서 (지지 여부를) 밝히길 꺼리는 게 아니라 보수정권이 다시 잡아야 한다는 데 유권자들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선거 때면 진영이 결집한다는 식의 기존 정치공학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진보의 위기 속에 치러진 2007년 대선의 대칭상(對稱像)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당시 보수(이명박·이회창)의 분열에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6.1%만 득표, 531만 표 차로 대패했다.

고정애·정효식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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