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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낙태·불임수술 한센인, 국가가 배상” 대법 첫 선고

정부 정책에 의해 강제로 낙태·불임수술을 받은 한센병 환자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1년부터 제기된 한센인 539명의 집단소송 중 6년 만에 나온 첫 확정판결이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5일 강영주(81)씨 등 1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강씨 등 단종(정관수술) 피해자 9명에게는 3000만원씩을, 김순녀(83)씨 등 낙태 피해자 10명에게는 40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정관 절제와 임신중절수술은 신체에 직접적 침해를 가하는 의료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동의나 승낙을 받지 않아 헌법상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와 태아의 생명권 등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한센병을 앓았던 강씨 등은 1950년부터 78년까지 국립소록도병원·익산병원(소생원) 등에 격리 수용돼 강제로 낙태·정관수술을 받았다. 한센병은 1900년대 초에 유전병이 아니라고 판명됐지만 외모가 변형된다는 등의 사회적 편견으로 해방 이후에도 단종·낙태수술 관행이 이어졌다. 정부는 2007년 한센인피해사건법을 제정하고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피해를 인정했다. 이에 강씨 등은 2013년 8월 국가를 상대로 “1억원씩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강씨 등의 손을 들어 주며 피해 정도에 따라 3000만~4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하지만 정부 측은 “불임·낙태수술은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은 수술이었으며 당시 의료 수준에선 한센병의 전염 예방과 병원의 수용시설 한계 등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취해진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또 “불법이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시효 5년이 지났다”고 주장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충분한 설명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승낙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시효 만료 주장도 “입법 조치를 통한 피해보상을 기대했으나 국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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