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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좌충우돌 트럼프 정책이 불안하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의 정책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였다. 하지만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시장은 예상과는 달리 환호했고 주가는 급등하였다.

경제학자들이 당초에 부정적이었던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서로 모순되어 실현 불가능해 보였고 그가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무역규모를 줄여 미국과 세계경제에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편에서는 월스트리트의 탐욕을 비난하면서도 오히려 금융분야에서 대대적인 규제완화를 추진하였다. 또 감세를 주장하는 반면 대규모 인프라투자를 약속하였다. 이러한 모순적인 행보는 그의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약화시킨다.

또한 경제학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명제 중의 하나인 자유무역에 따른 상호 편익을 부정하였다. 자유무역이 일부 계층에게 해가 될 수 있지만 전체 경제에 미치는 편익은 이러한 피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따라서 자유무역에 따른 부작용은 피해를 보는 일부 계층에 대한 적절한 보조정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트럼프는 피해계층에만 집중하여 아예 보호무역이라는 악수를 선택하였다.

경제학자들의 우려에도 시장이 열광하였던 이유는 무엇인가? 트럼프의 정책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미국경제에 호황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보여 준 행적은 오히려 극심한 혼란만을 초래하고 있다. 중동국가 국민에 대한 급작스러운 입국정지로 이어진 반(反)이민 행정명령, 멕시코 국경에 장벽 쌓기와 국경세로 상징되는 극도의 반무역정책을 내세우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리얼리티 쇼를 호스트하면서 사람들을 혼란으로 몰아 시청률을 올리는 데에만 집중했던 과거의 트럼프의 모습을 떠오르게 할 뿐이다.

이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반무역 정책에만 집중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정책이 모순되어 쉽게 도입되기 어렵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함에 따라 시장의 평가도 취임 직후와는 달리 바뀌는 모습이다. 최근 블룸버그 기사는 이렇게 트럼프에 대한 평가가 바뀌는 데는 오바마케어 폐지가 무산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진단한다.

새로 도입되는 건강보험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언제라도 탈퇴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장담한 바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를 전형적인 포퓰리즘 발상이라고 비난하였다.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탈퇴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는 듯 하지만 실상 이런 계획은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큰 병이 들어 당장 보험이 필요한 사람들은 당연히 건강보험에 가입하려 하겠지만 이런 사람들이 계속 가입하면 늘어나는 병원비 때문에 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 만약 탈퇴라는 활로를 열어준다면 건강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높은 보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보험에서 탈퇴할 것이다. 결국 중환자들만 보험가입을 원하는 전형적인 역선택이 벌어지며, 이에 따라 보험료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오바마케어는 이런 역선택의 문제를 모든 사람들이 무조건 보험에 가입하게 강제함으로써 풀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 대책 없이 오바마케어를 폐지부터 하면 당장 이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무보험자로 전락한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제서야 현실을 깨닫고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보험제도는 2018년에나 제시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은 상태에서 공화당이 감세와 규제완화 등 시장에서 환호할 만한 다른 정책들을 국회에서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등장하고 있 다. 또 민간에서 자금을 끌어와서 인프라 투자를 하겠다는 구상도 실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처음부터 트럼프 정책에 줄곧 악담을 늘어 놓았던 폴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의 정책이 불확실성만 증대시키고 결국은 대부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급속히 바뀌면 주가가 폭락하며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재앙은 벌써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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