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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푸틴’ 효과? 러시아펀드 훈풍

시베리아발 ‘훈풍’은 올해도 이어질까. 증권사들이 최근 앞다퉈 러시아를 투자 유망 지역으로 꼽고 있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트럼푸틴(트럼프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러 양국 간의 우호적인 관계, 러시아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기준 금리 인하 등 추가 호재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증권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14일까지 중국·유럽 펀드에선 대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반면 러시아 펀드에는 45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동안 러시아 펀드의 수익률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14일 기준으로 러시아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평균 2.58%,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은 69.36%나 된다. 미래에셋연금러시아업종대표펀드와 KB러시아대표성장주펀드는 지난 1년간 수익률이 85.61%, 82.55%에 달했다.
이처럼 수익률이 고공행진한 이유는 지난해 유가 상승폭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6.76달러에서 53.2달러로 44.7%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러시아 대표 주가 지수인 RTS는 749.28에서 1173.97로 56.7% 올랐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73%를 차지하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원자재팀장은 “국제유가는 수요 증가로 인해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연말까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정치·외교적인 환경도 러시아 경제에 우호적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러시아 증시 강세가 국제 유가에 기인했다면 올해부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가 호전될 것이란 인식이 러시아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와는 달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재정 건전성이 강화되고,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올해부터 경제 성장률이 1%대로 오를 것 ”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러시아 펀드·상장지수펀드(ETF) 뿐 아니라 채권도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문 연구원은 “달러 강세 환경에서 투자 수익률과 함께 환차익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펀드와 해외 ETF 투자가 유용하다”고 말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가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고, 국가 신용등급이 상승할 수 있어 채권 시장이 매력적”이라며 “루블화 표시 채권을 매수할 경우 루블화에 대한 투자 효과도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 유가가 충분히 상승하지 못할 경우엔 기대만큼 수익을 얻기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해 러시아 주가에 올해 유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선 반영돼 있는 측면이 크다”며 “유가가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으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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