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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위기의 미래부, 그래도 4차산업혁명 불은 지펴야

최준호 산업부 기자

최준호
산업부 기자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세 번째 과학기술전략회의 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8월 2차 회의 후 6개월만이다. 정국 분위기로 볼 때 이번 정부의 마지막 회의가 될 수도 있다. 지난 5월 만들어진 과기전략회의는 최소한 분기별로 한 차례 개최하려고 했지만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잊히는 듯했다.

이날 박 대통령을 대신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는 세계 선진국가들의 화두로 떠오른 4차산업혁명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 심의·의결됐다.

3차 과기전략회의의 고갱이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경제 활성화 추진’이었다. ICT를 생산 자동화 등에 활용하는 ‘스마트공장’을 확산하고, 대학·정부출연연구소·병원 등의 기술기반 창업을 장려키로 했다.

또 공간·의료·과학 분야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을 활성화하고 이와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일부 분야는 올해 상반기에 지원을 집중하기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모두 4차산업혁명의 쓰나미에 휩쓸리지 않고 올라타기 위한 시급한 과제들이기도 하다. 방안 중에는 서비스 관련 연구개발(R&D) 투자규모를 2021년까지 2배로 확대하고, 7대 유망 신서비스별 R&D 추진계획도 마련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또 다음달 안으로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장 공모를 시작으로, 사업타당성 검증이 완료된 프로젝트부터 본격 착수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8월 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선정한 ‘성장동력 확보분야 5개’를 포함한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에 대한 후속작업이다. 국가의 장기미래전략을 짜는 성장동력 찾기는 매 정권마다 나온 얘기였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어느 때보다 공허해 보였다. 대통령 탄핵으로 짧으면 2~3개월 시한부가 될 정권이 얘기하는 과기전략 실행방안이기에 그렇다.

더구나 과기전략회의의 주무부처이면서 현 정권의 상징처럼 돼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자칫 또다시 해체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각 정당과 캠프에서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를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과학기술전략회의가 열릴 때만 하더라도 나름 기대가 컸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서 과학기술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대덕연구단지를 만든 부친처럼 박근혜 대통령도 과학기술 육성을 통해 미래성장엔진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침 지난해는 한국의 정부출연연구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KIST가 50주년을 맞는 해였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프로기사 이세돌과 세기의 대전을 벌여 화제가 되고, 인공지능(AI) 연구를 주관할 지능정보기술연구원까지 발족했다.

하지만 이후 수개월, 대통령과 비선 실세가 연루된 스캔들이 터져나오면서 모든 게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어느날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이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세워놓았던 전략들은 동력을 잃고 헤맬지 모를 일이다. 그러면 우리는 또 허물어진 모래성을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한다. 지금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경쟁적으로 4차산업혁명으로 포장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현정부가 지난 4년간 다져온 관련 정책을 계승발전시킬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새 정부의 관료들은 여느때처럼 또다시 코드에 맞춘 새로운 정책을 짜느라 부심할 것이다.

시간이 없다. 미래부는 없어져도 4차산업혁명 불꽃은 지금보다 더 활활 타올라야 한다.

최준호 산업부 기자 choi.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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