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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20대 사장님, 커피점이 젊어진다

삼성카드 가맹점 빅데이터로 본 커피시장 창업 트렌드
안형준(35)씨는 5년 전 서른이 되던 해에 사표를 내고 서울 신천역에 커피점을 차렸다. 서울 유명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3년간 대기업 금융계열사에 다녔지만 창업에 대한 열망이 사라지지 않았다.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던 그는 퇴사 후 이탈리아, 미국 뉴욕 등지에서 커피 로스팅, 스페셜티 커피(최고급 커피) 등을 배웠다. 귀국 후 퇴직금으로 마련한 돈 1억원을 밑천 삼아 주상복합건물 1층에 15.9㎡(약 4.8평)짜리 가게를 냈다. 주인이 직접 커피를 내리고 메뉴도 개발한다. 안씨는 “창업 3년 만에 월평균 매출 300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상에 없는 나만의 가게를 운영한다는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을 여는 젊은 사장이 늘고 있다. 15일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가맹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난해 업종별 창업현황을 분석한 결과 커피점 창업이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 면에선 편의점(8%)·제과점(6%)을 앞질렀다. 불황으로 취업난을 겪는 젊은이들이 커피 향유라는 문화코드를 갖고 소규모 창업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 분석 결과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커피점 10곳 중 1곳은 20대 창업이었다. 커피점 창업자 중 20대 비중이 9.6%로 2011년(1.1%)보다 8.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 이상 창업자의 커피점 창업률이 내리막길을 걸은 것과 반대다. 30대 커피점 창업자 비중(27.4%)도 5년 전보다 조금 늘었다. 전체 커피점 창업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을 합하면 37%로 네 곳 중 한 곳이 ‘청년 사장’ 점포인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세대가 커피점 창업에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자본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씨처럼 대기업형 체인점이 아닌 독자 브랜드로 시작할 경우 로열티·인테리어 교체비용 등이 들지 않는다. 메뉴 구성을 직접 짜기 때문에 별도 기술을 배울 필요도 없다. 빅데이터 분석을 한 삼성카드는 커피전문점을 규모 및 형태에 따라 ▶대형 브랜드 커피(커피빈·탐앤탐스·엔제리너스 등) ▶체인점 커피(띠아모·빽다방·이디야 등) ▶일반 커피 등 세 가지로 구분해 통계를 냈다.
2030의 커피점 창업 비중은 브랜드보다 체인점에서, 체인점보다 일반(자체 브랜드) 점포에서 높게 나타났다. 브랜드 커피점의 경우 30대 이하 창업 비중이 25.8%로 일반 커피점(36.2%)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허재영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장은 “규모가 커 창업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브랜드 커피는 고연령층에서, 소규모 자본의 일반 커피 및 체인형 커피는 젊은 층에서 창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자본으로 커피점 창업에 도전한 젊은이들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점포를 경영해 나갈 수 있느냐다. 모두가 안씨처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것은 아니다. 2011년 이후 개설된 커피점의 3년 이상 유지율을 조사한 결과 브랜드(75%)·체인점(59%)에 비해 젊은이들이 몰린 일반 커피점 유지율이 46%로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전 업종 창업자 유지율(57%)을 밑돈다. 지난해 1월 동업자 2인과 서울 이태원에 디저트카페를 연 직장인 전준호(34)씨는 “비용을 제한 순수익이 월 400만원이지만 1년 동안 점포 임차료가 많이 올라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경기가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자영업자의 대출 금리 부담이 더 커지는 문제도 있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창업해 처음으로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총 106만8000명이다. 동시에 2015년 한 해 동안 73만9000명은 사업을 접었다. 이 때문에 창업을 하기 위해선 철저한 시장 조사가 필요하다. 홍재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30대가 주력하는 서비스 창업의 경우 입지가 사업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라며 “개인 창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국세청 상권별 매출액 정보 등을 정부가 적절히 가공해 공개하면 ‘깜깜이 창업’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www.semas.or.kr)에서 창업 준비자를 위한 상권 관련 정보를 일부 제공한다.

심새롬·장원석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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