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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말해도 기술이전 피하는 미국…한국의 대응법은?

기자
김종하 사진 김종하
현재 북한군은 군 규모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포병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야포와 다연장(북한은 방사포)의 경우 한국군 포병의 2.4배 규모인 13,400여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40mm방사포와 170mm 자주포 등의 장사정포는 전방에 추진 배치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 대략 300여문 정도는 진지 변환없이 현 위치에서 한국의 수도권까지 타격이 가능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북한은 2016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300㎜ 방사포를 처음 공개했다. [사진 조선중앙TV ]

북한은 2016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300㎜ 방사포를 처음 공개했다. [사진 조선중앙TV ]

우리 군은 각종 UAV와 적지종심작전팀을 활용해 북한군의 장사정포 움직임을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탐지 이후 적어도 3~5분 이내에 정확하게 장사정포를 타격할 수 있는 수단(공군의 공대지 미사일 전력, 육군의 포병전력)은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다.
 
지난 2일 제임스 매티스(James Mattis) 미 국방장관의 한국 방문에 맞추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처(DSCA)는 AGM-65G-2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과 부품 등 7천만 달러에 달하는 미사일을 한국에 판매하는 걸 승인했다. 이로 인해 한국 공군은 북한군의 장사정포를 비롯한 주요 핵심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공군 전력으로만 북한군 장사정포를 효과적으로 타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 이유는 한국의 기상조건, 특히 안개와 강우 등으로 인해 연간 90~120일 정도 작전운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이 항공기 운용이 제한되는 악기상 시기를 택해 장사정포 공격을 감행한다면, 공군의 항공기 운용을 통해 이에 대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자산이 바로 육군의 포병전력이다.
 
지난해 한미공군의 대규모 항공전역훈련인 맥스썬더 훈련에 참가한 공군 F-15K 전투기가 이륙 전 활주하고 있다. [사진 공군]

지난해 한미공군의 대규모 항공전역훈련인 맥스썬더 훈련에 참가한 공군 F-15K 전투기가 이륙 전 활주하고 있다. [사진 공군]

공군 전력과 달리 육군의 포병 전력은 기상조건의 제한을 받지 않고 북한군의 장사정포를 효과적으로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북한군의 장사정포 기습공격 시 즉시 대응이 가능한 포병전력을 충분히 보유하는 것은 대비태세를 유지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포병전력 가운데 가장 대응력이 뛰어난 자산이 바로 다연장 무기체계다. 유도탄(장거리 지휘소·탄약고·비행장 타격용), 무유도탄(근거리, 인원 및 장비밀집 지역 타격용), 130mm 포드화탄을 동시에 사용하는 능력을 구축할 경우, 개전 초기 북한군의 장사정포 전력 70%이상을 일거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
 
육군의 차기 다련장 로켓 ‘K-239’은 국내에서 개발했다. ‘천무’로 불리며 기존에 운용하던 ‘구룡’(K-136) 보다 사거리와 정확도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사진 한화]

육군의 차기 다련장 로켓 ‘K-239’은 국내에서 개발했다. ‘천무’로 불리며 기존에 운용하던 ‘구룡’(K-136) 보다 사거리와 정확도가 상당히 개선되었다. [사진 한화]

그런데 세 가지 포탄 가운데 가장 파괴력이 강한 무유도탄의 경우, 아직까지 우리 군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간략히 정리,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2013년 3월, 방위사업청과 개발업체는 국내에서 개발한 무유도탄을 미국 현지에서 시험 비용을 지불하고 1차 시험평가(불발율 시험)를 실시하였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제조라이센스계약’(MLA: Manufacturing License Agreement)을 허가하지 않았다(당시 다연장포의 무유도탄은 미국 기술로 제작했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MLA를 받아야 하는 사업이었음). 나아가 미국은 한국에 대해 1차 때보다 한층 더 강화된 조건을 제시하는 무유도탄 불발율 2차 시험을 요구하였다. 대신에 시험비용은 내지 않아도 된다는 친절(?)까지 베풀면서 말이다.
무유도탄 불발율??
무유도탄을 개발할 경우 불발율 시험을 해야한다. 무유도탄의 탄두 속에는 작은 자탄들이 들어있는데 이 자탄들이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에 따라 99% 이상 터져야 한다. 자탄이 불발할 경우 나중에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불발율을 규제한다.

2013년 10월,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은 무유도탄 불발율 2차 시험을 정식으로 한국에 요구하였다. 이는 한미군사동맹의 관점에서 볼 때 참으로 부당하고 터무니없는 요구였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일방적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고 결국 2차 시험을 수행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와 합의하였다. 실행 가능성이 거의 없는 강화된 조건에서 실시한 2차 불발율 시험은 실패로 끝났다.
 
개발업체가 업체주관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무유도탄을 성공적으로 개발, 1차 불발율 시험에 성공했지만, 미국 정부의 부당한 2차 시험 요구에 한국 정부가 ‘NO’라는 단호한 입장도 표명하지 못했다. 또 할 필요도 없는 2차 시험을 위해 미국으로 간 것 자체가 잘못된 결정이었다. 결국 이런 것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6년 11월 16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무유도탄을 국내에서 독자 개발하는 안을 의결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예산당국의 결정 지연으로 아직까지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AESA(능동형 다기능))레이더처럼 국내 기술이 부족해 외국의 기술지원을 받아야만 개발이 가능한 장비에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면서, 국내 개발이 거의 가능하고 수많은 중소방산업체들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무유도탄 개발 사업에는 왜 이렇게 예산투입이 시의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이 MLA를 승인했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에 지불해야할 로열티보다 훨씬 적은 예산만 투입해도 개발이 가능한데도 말이다. 무유도탄 개발 사업이 지연됨으로써 현재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말로는 한미동맹을 외치면서 기술이전에는 대단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미국에 대해 뭔가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무유도탄 국내 독자개발 사업은 하루 빨리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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