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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만난 사람] “스마트워치는 휴대폰일 뿐, 물려줄 수 있어야 진짜 시계”

국내 명품시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집계 결과 지난해 럭셔리 시계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26.7% 증가했다. 그중 오메가는 롤렉스·까르띠에와 더불어 국내 백화점에서 매출 기준 ‘빅3 명품 시계’로 꼽힌다. 어르신들 시대의 예물 시계에서 오늘날 젊은 부부의 커플 시계까지 그 용도는 다양하다. 하지만 경쟁은 점차 치열해 지고 있다. IWC나 예거 르쿨트르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은 빅3에 큰 위협이다. ‘애플워치’나 삼성전자의 ‘기어S’ 등 스마트 워치들은 명품 시계에 버금가는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만난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최고경영자. 그는 “스마트워치 시대에도 명품 시계는 체험과 의미를 기반으로 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김성룡 기자]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만난 레이날드 애슐리만 오메가 최고경영자. 그는 “스마트워치 시대에도 명품 시계는 체험과 의미를 기반으로 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김성룡 기자]

지난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터뷰한 레이날드 애슐리만(47) 오메가 최고경영자(CEO)가 “시계는 시계여야 한다”라는 말을 꺼낸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그는 “명품을 감성만으로 사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체험을 바탕으로 이성과 감성 두 가지 측면에서 소유욕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시계는 물론이고 어떤 럭셔리 브랜드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 산갈렌(St. Gallen)대학 박사과정(재무 전공) 중 오메가에 입사, 21년간 근무해 CEO가 된 ‘오메가 맨’이다. 이하는 애슐리만 CEO와의 일문 일답.(괄호 안은 편집자 주)
 
젊은 층이 스마트워치에 열광하는데.
“스마트워치가 아니라 ‘손목에 차는 휴대전화’라고 표현하는 게 올바르다. 스마트워치는 결코 사람이 시간을 확인하는 맥락이나 시계의 가치 등을 담을 수 없다. 또한 스마트워치도 1~2년 쓰면 어떻게 되나. 휴대전화처럼 데이터를 지우고 버려진다. 후대에 물려줄 수 없다. 그건 시계가 아니다.”
젊은 층 공략이 명품 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는데 오메가의 대응 방안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마케팅을 시도해 보고 있다. 올해 초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스피디 튜즈데이(730만원)’가 그 예다. 홈페이지에서만 주문을 받았는데 준비된 수량 2012개가 4시간 만에 완판됐다. (주문된 스피디 튜즈데이는 여름 중 전세계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앞으로도 디지털 감성에 맞는 마케팅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도 직접 매장을 찾아서 제품을 느껴보는 ‘체험’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오메가의 경쟁 상대가 다른 명품 시계가 아닌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의 감각과 체험, 선택을 두고 패션과 시계, 보석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다.”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의 오메가 부티크숍에서 배우 니콜 키드먼과 시계를 살펴보는 애슐리만 CEO.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의 오메가 부티크숍에서 배우 니콜 키드먼과 시계를 살펴보는 애슐리만 CEO.

한국 명품 시계 시장을 평가해달라.
“빠르게 성장하고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IWC 등 경쟁자들이 인기를 끄는 점은 오메가에 위협 요인이 아닌가.
“오메가는 연간 65만 개의 고급 시계를 생산한다. 주문 대기자까지 감안하면, 업계를 좌우하는 영향력에서는 훨씬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명품 패션 업체들이 유독 한국에서만 비싼 가격을 받는 ‘고가 정책’을 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어떤 명품이라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국가 별로 다른 가격을 제시하거나, 한국에서만 가격을 일부러 높이는 일은 옳지 않다. 오메가는 그렇게 안 한다.”
한국에는 왜 왔나.
“평창올림픽 D-1년 행사를 위해 왔다.오메가는 1932년 LA올림픽 이후 매 올림픽마다 공식 시간·기록 계측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평창 대회를 위해 2012년부터 연구원들이 상주해 왔다.”(오메가는 현재 25명의 연구원을 평창에 두고 있다. 2012년 1명에서 시작해 대회를 앞두고 인원 수를 늘렸다. 대회 중에는 400명으로 늘어나며, 이들은 정확한 시간 계측, 경기 종목별 정확성 검증 등을 맡는다.)
명품 시계가 굳이 올림픽을 후원해야 하나.
“단순한 스폰서 관계가 아니다. 정확한 기록은 올림픽 정신인 ‘페어 플레이’의 근간이 아닐 수 없다. 오메가 브랜드 차원에서도 럭셔리 브랜드로서 ‘신뢰가 있는 럭셔리(luxury with credibility)’라는 가치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 스와치 그룹 내에 각종 운동경기 기록만 전담으로 하는 ‘오메가타이밍’이라는 계열사가 있을 정도다.”
오메가의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평창 2018 한정판(왼쪽)과 스피디 튜즈데이. [사진 오메가코리아]

오메가의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평창 2018 한정판(왼쪽)과 스피디 튜즈데이. [사진 오메가코리아]

평창 올림픽 기념 시계(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평창 2018·860만원)를 출시했다.
“수집가들과 명품 애호가는 한정판을 선호한다. 한정판 만의 ‘기억’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이번 평창올림픽 기념 시계도 딱 2018개를 내놓았다. 시계줄에는 태극기를 상징하는 파랑과 빨강색을 넣었고, 긁힘방지 기술이 적용된 사파이어 크리스탈 등을 입혀 고급스러움을 가미했다.”

글=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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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와 기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