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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35] 포르노 합법화에 대한 생각

구혜진 JTBC 사회1부 기자

구혜진
JTBC 사회1부 기자

“야~동, 야~동 야동 나와라. 야!한!동!영!상!”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지긋한 한의원 원장이 야동에 빠져드는 모습은 국민적 웃음을 줬다. 국민배우 이순재씨가 ‘야동순재’로 등극한 것도 올해로 10주년이다. 그 사이 예능프로그램에선 아이돌 가수들도 야동 본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고 국민MC의 야한 비디오 취향은 개그 소재가 됐지만 포르노를 내려 받는 건 여전히 불법이다. 요즘 한국에서 포르노는 국정원도 아니고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 논란으로 표창원 의원이 비판의 중심에 서며 표 의원이 주장했던 ‘포르노 합법화’까지 비판 받고 있다. 가장 반발하는 것은 여성이다. “남성 중심적이고 여성을 착취하는 포르노를 용인할 순 없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포르노가 불법이라서 여성이 더 안전해지지는 않았다.

음란물 금지는 소기의 목적을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어차피 다 본다. 음란물 경고(warning) 페이지는 욕구를 꺾지 못했다. 한국인은 IP 우회 기술엔 가장 빠삭한 사람들이 됐다. 하지만 여성이 이득을 봤는지는 미지수다. 여성은 대중교통에서, 공중화장실에서 몰카를 두려워하는 처지가 됐다. 2015년 적발된 몰카범죄만 7623건,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된 개인 동영상 삭제 민원만 3000건이 넘는다.

불법인 포르노의 내용에 대한 공론화도 없었기에 남성적 시각에서 그려진 포르노로 성을 배우고, 포르노가 현실인 줄 아는 남자친구를 만난다. 남녀 모두 포르노가 보여주는 성 역할을 배우고 자라게 된 거다. 역설적이게도 포르노 금지는 포르노를 무비판적으로 시청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몰카 강국’이 그 결과물이다. 한국의 포르노 시청자들은 ‘일반인 유출본’이라 불리는 리벤지 포르노 소비에 도덕적인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어차피 지금까지 본 모든 포르노가 불법이었으니. 몰카로 고통받는 피해자가 경찰을 찾아도 수사력은 집중되지 않는다. 몰카 유통자와 외산 포르노 유통자의 법적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의 디지털 범죄를 지속적으로 경찰에 고발해 온 단체인 DSO가 합법화를 찬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합법 포르노와 보복성 포르노가 구분된단 인식이 있어야 리벤지 포르노가 ‘범죄’란 인식을 명확히 세워줄 수 있다”는 거다.

합법화가 되면 ‘공짜 포르노’는 없다. 기술적 장벽은 청소년들의 욕구를 억누를 수 없지만 돈은 다르다. 음란물 인터넷 결제를 할 수 있는 수단부터 재원 마련까지 난관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잊고 있지만 성인 여성도 포르노 소비자다. 성인물을 내세우는 사이트 레진코리아의 유료결제 65%가 여성이다. 합법시장에선 여성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을 거란 게 너무 낙관적인 생각일까.

구혜진 JTBC 사회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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