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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흉상 갖다놓고 커튼 황금색으로 … 백악관 집무실도 오바마 흔적 지우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백악관 오벌오피스(oval office·대통령 집무실) 인테리어를 확 바꿨다.

2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0일 취임식 직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 들러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폐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방송화면에 공개된 트럼프의 집무실 풍경은 이전과 사뭇 달랐다.

CNN은 “전날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무실에 있던 다홍색 커튼이 사라지고 황금색 커튼이 달렸다”며 “카펫도 바꿨고 소파도 새로 들였다”고 보도했다. 하루 만에 오바마의 집무실에서 트럼프의 집무실로 새 단장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때 단 다홍색 커튼(사진 왼쪽)을 금색으로 바꾸고, 카펫(사진 오른쪽)도 레이건·부시 전 대통령이 쓰던 것으로 교체했다. [백악관]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때 단 다홍색 커튼(사진 왼쪽)을 금색으로 바꾸고, 카펫(사진 오른쪽)도 레이건·부시 전 대통령이 쓰던 것으로 교체했다. [백악관]

카펫 역시 황금색 문양이 있는 것으로 바꿨다. 로널드 레이건·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집무실에 깔렸던 카펫을 다시 깐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오바마 때 벨벳 커버였던 소파는 이번에는 비단 커버가 씌어진 것으로 교체했다. ABC방송은 “뉴욕의 트럼프타워 내부는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치장돼 있다. 집무실 개편에 트럼프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일 새 단장한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다. 트럼프의 오른편 사이드테이블에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이 놓여 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일 새 단장한 백악관 집무실에 앉아 있다. 트럼프의 오른편 사이드테이블에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이 놓여 있다. [로이터=뉴스1]

이날 집무실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트럼프의 오른편 사이드테이블에 놓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이었다. 2009년 오바마 취임과 함께 집무실에서 방출됐다가 8년 만에 트럼프의 집무실에 등장했다. 처칠 흉상을 두곤 미·영 간 사연이 깊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2001년 처칠 흉상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대여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2009년 1월 취임하면서 블레어 전 총리가 대여한 처칠 흉상을 주미 영국대사관에 반환했다. 대신 미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흉상을 집무실에 들였다. 이를 두고 “오바마가 처칠을 인정하지 않는 것”“보수의 가치를 버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영국과 미 공화당이 불쾌해했다. 오바마는 지난해 영국 방문 때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킹 목사의 흉상을 집무실에 놓는 것이 맞다고 봤다”고 뒤늦게 털어놨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은 두고두고 탐탁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가 지난해 말 트럼프를 만났을 때 “백악관에 들어가면 처칠 흉상을 다시 집무실에 놓아 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CNN은 “트럼프가 패라지의 부탁을 들어준 셈”이라며 “트럼프는 오바마가 아끼던 킹 목사 흉상도 좀 거리를 두긴 했지만 집무실에 남겨뒀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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