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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철’ 용인경전철 1조 손배소 기각, 시민들 “세금 낭비 책임 묻자는데…”

2013년 4월 26일 개통된 용인경전철은 이용객 부족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사진 용인시]

2013년 4월 26일 개통된 용인경전철은 이용객 부족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사진 용인시]

“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천문학적인 세금 낭비를 불러왔는데 용인경전철에 대해 제대로 책임을 지울 상대가 없다니 너무 답답하다.”

16일 오후 수원지법. 적자투성이인 용인경전철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시민들이 제기한 1조원대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3년3개월 만에 나오자 용인 시민들은 몹시 허탈해했다. 오랜 노력에도 법원이 사실상 용인 시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소송은 안흥택 고기교회 목사 등 주민 12명이 소송단을 꾸려 2013년 10월 제기했다. 당시 주민들은 “경전철 개통 이후 100일간 하루 평균 탑승 인원이 당초 예상 인원의 5%에 불과해 운영비만 매년 473억원 이상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전·현직 용인시 공무원과 시의원, 수요 예측을 담당한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원 등 35명이 경전철 사업을 진행하며 주민 세금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손배 청구액은 소송 제기 당시 경전철 사업비 1조127억원이었지만 사업비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면서 소송 도중 1조32억원으로 수정했다.

수원지법 행정5부(부장판사 박형순)는 이날 ‘용인경전철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이 용인시장을 상대로 낸 주민소송 선고공판에서 주민들의 청구 대부분을 기각 또는 각하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이 주장한 김학규 전 용인시장 등 소송 청구 상대방들이 경전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저지른 과실에 대해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 또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이같이 판결했다.

소송단 대표인 시민 안흥택씨는 “이번 소송이 지자체의 선심성 사업 추진으로 인한 세금 낭비 행태에 제동을 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주민소송단의 소송을 대리한 현근택 변호사는 “주민들이 제기한 청구 내용 가운데 법원이 일부만을 받아들여 항소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흥식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장은 “용인경전철 문제를 계기로 지자체가 대형사업을 추진할 경우 정부·지자체·지방의회뿐 아니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사전에 더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막대한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의 경우 국책연구기관이 용역조사에서 수요 예측을 잘못할 경우 책임을 묻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과 관련, 최근 법원에 파산신청이 제기된 의정부경전철에도 후폭풍이 미칠 전망이다. 이의환(52) ‘의정부경전철 진실을 요구하는 시민모임’ 정책국장은 “2013년 4월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의정부시와 정부 등이 수요 예측 검증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사항이 지적된 만큼 당시 시장과 담당 공무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한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전익진·김민욱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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