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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각규 롯데 사장 "모바일 쇼핑은 30% 한계···오프라인 체험 강화해야"

“백화점이란게 물건이 100가지 있어서 유래한 말이라죠. 앞으로 70화점, 50화점이 될 때가 올 겁니다. 백화점ㆍ마트 등 유통 시설을 활용해서 체험공간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사진 롯데그룹]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사진 롯데그룹]

지난 12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황각규(62)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생산성은 늘고, 사람에게 여가 시간은 늘어날 것”이라며 ‘시간경영’을 화두로 제안했다. 황 사장은 롯데그룹의 전략과 미래 사업을 발굴하는 운영실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2인자다.

올해 롯데는 AI를 경영의 화두로 삼았다. 신동빈(62) 회장은 신년사에서 “AI,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IT) 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미래 성장을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지난 13일부터 IBM과 함께 두 가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나는 롯데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카카오톡을 쓰듯이 AI와 채팅을 하면서 맞춤형 쇼핑제안을 받는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고, 다른 하나는 롯데제과에서 과자 등 식품을 출시할 때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의사결정 플랫폼’이다.

롯데그룹 26층 대회의실에서 황 사장을 만나 쇼핑의 미래상과 롯데의 AI 경영전략에 대해 물었다. 이하는 황 사장과의 일문일답.

 
점원이 없는 유통점 '아마존고'의 충격이 크다. 어떻게 보나.
“상당히 놀라웠다. 내부에서 스터디를 하고 또 연구도 했다. 국내에서도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현재 상용화된 기술들을 감안하면, 아마존 측도 (구현하느라) 엄청 고생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롯데마트에서는 아마존고처럼 할 수 없나.
“한 5년은 걸리지 않을까? 시설은 돈 들이고 하면 된다. 하지만 상품이 문제일 것이다. 대기업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중소기업 제품은 어떻게 하나. 기술개발과 적용의 격차, 비용 부담 등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거 왜 결제 안 되느냐’고 하면 어떻게 해결해 줄지 고민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백화점이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아무리 아마존 알렉사 같은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인간의 ‘체온’은 남을 수밖에 없다. 롯데백화점이 50화점, 70화점으로 줄어들 수는 있지만, 백화점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더 새로운 체험(을 주는 공간)으로 갈 것이다. 더 좋은 개인 서비스로 진화한다. 온라인(모바일 포함) 쇼핑이 현재 전체 유통산업 소매 매출의 25%대인데, 아무리 높아져도 30% 정도에서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왜 온라인ㆍ모바일 쇼핑 비중이 30%를 못 넘기나.
“AI가 산업에 확산되면 당연히 생산성이 더 높아진다. 사람은 시간이 더 남게 된다. 여가를 보낼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하다. 쇼핑은 손쉬운 여가 활동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만 하기에는 좀 밋밋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돌아온다는 논리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들이 체험형 서비스를 한 층 더 업그레이드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이야기다.”(이마트 미래정책연구소 분석 결과, 올해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 규모는 약 80조원으로 예측된다. 전체 유통 소매시장 예측치 309조원의 25%다. 2014년 16.8%, 2015년 19.4%, 지난해 22.1%에 비해 높아진 수치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어떻게 도입하게 됐나.
“지난 2015년 6월 신 회장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비재포럼(Consumer Goods Forum)에 참석했다가 IBM 왓슨 센터에 방문했다. 4시간 동안 IBM의 지니 로메티 최고경영자(CEO(와 면담을 하면서 ‘유통의 강자와 인공지능의 강자가 만나 쇼핑의 돌파구를 찾아보자’는데 의기투합했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최강자고, 온라인에서는 비록 롯데닷컴이 있긴 하지만 온라인이 뒤쳐져 있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인공지능을 쓰면서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에 우선 적용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과 편의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롯데백화점은 더 새로운 체험(을 주는 공간)으로 갈 것이다. 더 좋은 개인 서비스로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는 공해 같은 푸시서비스가 아닌, 딱 맞는 제안을 컨셉트로 한다. 내가 마음에 드는 물건이 뜨면서 ‘이걸 사러 오십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채팅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제안해 주는 식이다. 롯데백화점이 고객우편(DM)을 보낼 때 나름대로 담당자가 예측을 해서 만들어 보내는데, 이를 AI를 도입해서 제안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를 위해 롯데멤버스의 회원 빅데이터는 물론, 금융사ㆍ통신사 등과도 제휴해 제안 서비스의 정교함을 강화할 것이다.”
식품 제조 계열사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나.
“그동안은 톱다운 방식으로 공급자가 좋은 물건 내면 팔린다는 식의 제조 방침이 있었다. 이걸 고객이 원하는 상품 트렌드를 분석해 보고난 뒤, 상품을 제안하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패 확률을 줄이며, 출시 일정을 당긴다. 전체적인 생산성이 개선될 것이다.

한 해에 롯데칠성이나 롯데제과에서 신제품이 20~30종 나온다. 대 히트 상품은 3년에 1개, 중히트는 1년에 1개, 소히트는 1년에 4~5개지만, 이는 사라지는 일도 많다. 이를 ‘이번 꼬깔콘의 새로운 맛은 몇%의 성공확률이 있다’던가하는 식의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다. 관련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나.
“롯데는 그동안 실버타운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5년 전부터 했는데 마땅한 부지가 없었다. 노인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휴양 겸 실버파크를 호텔롯데 차원에서 준비 중이다. 보바스기념병원 인수 역시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책본부 축소와 현장 경영 강화를 약속했는데.
“국민과의 약속이니 정책본부 축소는 당연히 추진한다. 경영혁신실로 이름도 바꾸고 조직을 축소한다. ‘작지만 강한 경영혁신실’이 될 것이다. 일하는 방식도 바뀐다. 올해 상반기 중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하는 경영혁신실은 ‘무버블(movable) 경영혁신실’이 될 것이다. 사무실이 오픈 좌석제(오는 순서대로 빈 자리에 앉는 방식)고, 좌석이 정원의 80%만 놓인다. 연차 쓰는 사람, 외부 미팅이 있는 사람 등의 자리는 두지 않고, 현장 경영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신설되는 경영혁신실장을 맡는 건가.
“아, 그런 건 아니다. (손사래)”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의 쇼핑과 유통기업의 화두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황 사장은 “대변혁(great transformation)”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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