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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파주가 낳은 두 천재, 율곡 그리고 또 한 사람 성혼

우계 성혼 평전
한영우 지음, 민음사
424쪽, 2만5000원

16세기 경기도 파주에서 성리학(주자학)의 두 거두가 출현했다. 율곡 이이(1536~1584)와 우계 성혼(1535~1598). 둘도 없는 친구이자 선조 대의 붕당 갈등 속에서 고락을 함께 한 동지였다. 역대 최고의 선비 위패를 모신 문묘에도 나란히 배향됐다. 그럼에도 율곡에 비해 우계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율곡 이이 평전』(민음사, 2013)을 출간했던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번엔 『우계 성혼 평전』을 내며 ‘우계 재평가’에 나섰다.

임금 선조는 수십차례 벼슬을 내렸지만 우계는 정계를 멀리하며 학문과 후학 양성으로 일생을 보냈다. 이런 삶은 그를 ‘은둔형 유학자’로 보게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만 보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라고 본다. 그의 학문이 뒷날 사위 윤황을 매개로 윤선거·윤증 등으로 이어지면서 조선 후기 소론파 학문의 종장으로 추앙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생존 당시의 활동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벼슬을 안했기에 넉넉할 수 없었고 임진왜란 이후엔 처참할 정도로 곤궁하게 살다 간 그였지만 강직하고 청렴한 성품으로 임금을 향해 목숨을 걸고 직언을 했다.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외도를 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저자는 “이이를 알아야 성혼을 알고 성혼을 알아야 이이를 안다. 두 사람은 당대 현실을 토붕와해(土崩瓦解·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깨짐)의 위기로 진단하며 시급한 개혁을 주장했고, ‘민생이 안정된 도덕국가의 재건’이라는 꿈을 함께 지향했다”며 “조선왕조를 500년간 이끈 정신의 기둥은 이런 참선비들이 뿌린 씨앗에서 왔다”고 평가했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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