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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탄핵불가 사유, 대통령이 직접 증명하라는 헌재

헌법재판소가 1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대통령 측에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했다. 재판부는 이날 “일반 형사재판 피고인은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도 되지만 탄핵심판이니까 대통령도 사실 여부에 대해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의 개념을 구분하면서 박 대통령 측의 소명을 촉구했다.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관은 “재판부가 요구한 답변은 중요한 쟁점이고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말한 부분인데 왜 말을 안 하는지 답답하다”고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앞선 재판에서 헌재는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언급한 최순실(61)씨로부터 받은 도움과 그 경위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가 기본적인 법 이론까지 동원해 요구사항을 언급하면서 대통령 측은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박 대통령에게 씌워진 범죄 혐의를 부인하려던 대통령 측으로서는 그전 단계에서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됐다. 헌재 연구관을 지낸 정주백 충남대 로스쿨 교수는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죄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검찰에게 혐의를 입증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탄핵심판은 소추를 당한 피청구인(대통령)이 탄핵 사유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측 소명이 향후 탄핵심판 심리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박 대통령 측은 당초 국정 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등장한 태블릿PC 등의 증거와 관련 증인을 일일이 검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이날 박 대통령 측이 제출한 ‘세월호 7시간’ 답변서에 대해서도 “요구사항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헌재, 대통령 측 세월호 7시간 답변도 ‘퇴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이중환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계속해서 보고 및 지시가 이뤄졌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선 적절한 조치를 한 것으로 법률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탄핵심판의 심리 대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재판은 피청구인(대통령)을 처벌하는 형사재판이 아니다. 피청구인은 피고인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탄핵 사유를 다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르·K 스포츠재단에 기업으로부터 금전이 지급되는 부분은 하나의 사실관계다. 그 돈이 뇌물인지에 대해서는 형사재판처럼 따질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미 드러난 여러 사실관계로 대통령이 헌법상의 생명권 보호와 성실한 직책 수행의 의무 등을 위반했는지 따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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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측이 재판부가 요구하는 답을 내놓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며 “검찰의 수사자료 등 물적 증거 등을 바탕으로 탄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속한 재판’을 강조해 온 박한철 헌재소장은 이날 재판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입증계획이 지연되지 않도록 양측에서 유념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불출석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 대해서는 “다음 기일에도 나오지 않을 경우 강제구인하겠다”고 밝혔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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