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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2017년 경제정책방향

중앙일보 <2016년 12월 30일자>
내년 경제 정책, 위기 극복의 의지가 안 읽힌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예상대로 정부가 어제 내놓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은 수비형이었다. 20조원 이상의 재정·금융을 동원해 가라앉는 경기를 떠받치겠다는 게 골자다. 성장·고용·소비·수출의 4대 절벽에 대한 대책도 재탕 삼탕이 대부분이다. 하기야 국정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달리 묘수를 내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 정도로 충분한지 크게 의문이다. 경제를 둘러싼 주변 여건은 사상 최악이라고 할 만하다. 밖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트럼프발 보호주의, 미·중 무역분쟁의 파고에 대비해야 하고, 안으로는 대선을 앞둔 극심한 혼란이 예고돼 있다. 안팎으로 이렇게 어려울 때는 경제라도 중심을 단단히 잡고 지켜줘야 한다.

그런데 당장 내년 전망 자체가 너무 소극적이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2.6%로 잡았다. 정부 목표가 3% 밑으로 주저앉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결과”라며 애써 저성장을 위안하려는 분위기다. 취업자 증가 폭도 올해보다 3만 명 적은 26만 명으로 예상했다. 경상 흑자도 820억 달러로 올해보다 120억 달러 줄 것으로 봤다.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책이란 현실을 받아들이되 극복 의지를 담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잠재성장률(3.0~3.2%)보다 못한 성장 목표를 세워놓고 나라 살림의 큰 틀이라고 제시하는 것은 의지·자신감의 부족이요, 정부의 존재 부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재성장률은 자본·노동·기술 등 자원을 총 투입해 물가 자극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다. 실제 경제성장이 잠재성장률을 계속해서 밑도는 것은 그만큼 정책을 잘못 짰거나 잘못 집행했다는 의미다. 경제주체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정부가 뒷받침을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4%로 예상했다. 신흥국은 4.6%다. 올해보다 전체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봤다. 우리만 뒷걸음치면서 ‘선방했다’고 스스로 위안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민생 안정, 구조개혁과 미래 대비의 주요 대책도 나열식, 보여주기에 그치고 있다. 구조조정과 경제위기가 겹치면 취약계층이 먼저 무너진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정부 대책은 기존의 소득·취업 지원을 소폭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래 산업에 대한 대응도 단선적이다. 4차 산업혁명 범정부 전략위원회를 만들고 경제·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은 옳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산업과 고용의 두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산업에 치우치다 보면 고용을 놓칠 수 있다. 예컨대 인공지능(AI)의 산업화는 필연적으로 일자리 상실을 수반한다. 우리에게도 당장 닥친 일이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은 지난 7개월간 한국어를 배웠다. 보험 상담을 위해서다. 내년 3월이면 당장 보험상담원 수백 명이 왓슨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머지않아 전화상담사 수만~수십만 명의 해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장밋빛 전망에만 취해 고용 대란을 외면해서야 제대로 된 미래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
 
한겨례 <2016년 12월 30일자>
‘2%대 저성장 고착’ 해결 능력도 의지도 없는 정부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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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2017년) 경제전망과 함께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세계 경제는 미약하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성장세가 후퇴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3년 연속 성장률이 2%대에 그치고, 그나마도 성장률이 점점 떨어지는데 이를 벗어날 어떤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 고백’을 보는 듯하다.

정부는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을 2.6%로 내다봤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는데, 정부는 “강력한 정책 의지를 통해 0.1~0.2%포인트 더 올릴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해마다 반복되던 ‘근거 없는 낙관’이 전망에 반영돼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경제 상황을 두고 국민(1000명 조사)의 51.6%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좋아졌다는 5.8%)고 대답한 것을 고려해 보면, 내년 체감경기는 훨씬 나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0.3~0.4%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에도 조금은 볕이 들 텐데, 거꾸로 경기가 더 나빠지는 이유는 내수 부진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2.4%)보다 떨어진 2.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 여건 악화,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올해 성장에 큰 기여를 한 건설투자의 증가율은 10.8%에서 내년에 4.0%로 큰 폭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부동산 경기에 기댄 성장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설명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이미 확정된 예산, 세법 개정 내용에 바탕을 두고 내년 경제정책을 열거했으나, 내수 부문의 구조적인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눈에 띄는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새해가 시작되기도 전에 추경 편성이 불가피함을 시사한 것은 무능과 몰염치의 극치다. 정부는 내년 1분기에 연간 지출액의 31%를 조기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라고 내세울 일이 결코 아니다. 예산을 조기 집행한 뒤 하반기 ‘재정지출 절벽’을 이유로 추경 편성을 요구해온 게 이 정부의 습관이다. 재정운용의 어설픔을 반성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정권 마지막 해까지 근거 없는 낙관적 경제전망, 예산 조기 집행,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되풀이하려는 정부야말로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큰 불확실성이 아닐 수 없다.

논리 vs 논리
장밋빛 전망 기댄 재탕 삼탕 대책 vs 민생·고용 구조적 개선 방안 미흡


(단계1) 공통주제의 의미
유일호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지난해 12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가운데)가 지난해 12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경록 기자]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거시경제 관리에 역점을 두고 ‘경기·리스크 관리’ ‘민생 안정’ ‘구조개혁과 미래 대비’의 3대 분야에 20조원 이상 경기 보강 등 적극적 거시정책, 소비·투자 심리 회복 등 부문별 활력 제고, 취약업종 한계기업 구조조정 가속화 등 리스크 관리, 일자리 창출, 저소득층 임금소득 보완 등 소득 기반 확충,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시정 등 부문 간 상생, 4차 산업혁명 대응, 교육·노동·금융·공공 등 4대 구조개혁, 저출산·고령화 대응 등 9대 중점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최대한 확장적으로 거시경제를 운용하겠다는 정부의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정부 4년의 경제성적표에 대한 반성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도 찾기 어려운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12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우리 경제를 살릴 동력도 분명한 시그널도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내년 경제 정책, 위기 극복의 의지가 안 읽힌다” “‘2%대 저성장 고착’ 해결 능력도 의지도 없는 정부”. 중앙과 한겨레 사설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정부가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중앙과 한겨레의 반응 역시 곱지는 않다.

중앙은 정부가 발표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이 새로울 것이 없다는 점에서 비판의 날을 세운다.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3대 축이었던 경제활력 제고 및 민생 안정, 구조개혁 가속화, 리스크 관리 강화 등과 비교할 때, 이번에 발표한 경제정책의 방향이 우선순위가 좀 바뀐 정도일 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의 경제정책방향이 ‘재탕 삼탕’에 불과하다는 중앙의 지적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부가 2017년의 성장률을 2.6%로 잡은 것도 지나치게 소극적이라고 중앙은 비판한다. 2.6%는 잠재성장률보다 못한 것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이 2017년 세계 경제성장률로 제시한 3.4%와 신흥국의 4.6%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이는 의지·자신감의 부족이며, 정부의 존재 부정이라고 중앙은 꼬집는다.

한겨레는 3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치고, “성장률이 점점 떨어지는데 이를 벗어날 어떤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정부의 ‘무능 고백’이라고 단적으로 지적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17년 성장률로 제시한 2.4%와 정부가 제시한 2.6%의 차이가 “강력한 정책 의지를 통해 0.1~0.2%포인트 더 올릴 수 있다”고 보는, 정부의 ‘근거 없는 낙관’에서 비롯되었음을 한겨레는 지적한다. 국민들의 과반수 이상이 체감경기가 나빠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자료를 인용하면서 한겨레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의 구체적 결과가 민생에 반영돼야 함을 간접적으로 역설한다.

한겨레는 국제통화기금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0.3~0.4%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기가 더 나빠지는 이유는 ‘내수 부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맥락에서 2017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고용 여건 악화,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의 이유로, 2016년의 2.4%보다 떨어진 2.0%에 그칠 것이라는 정부의 통계를 제시하며, 성장률 제고의 전제로 내수의 진작 방향, 곧 민생의 안정을 주문한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성장률을 2.6%로 낮게 잡은 것이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결과”라는 정부의 입장도 소개한다. 하지만 이는, 취업자 증가 폭이 3만 명이나 줄고, 경상흑자도 전년 대비 120억 달러나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기 ‘위안’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계속해서 밑도는 이유는 정책의 잘못과 집행에 있다고, 중앙은 정부의 책임론을 언급하기도 한다.

중앙은, 정부는 이번 2017년 경제정책방향이 소득 기반 확충이란 과제를 담고 있지만, 이는 기존의 “소득·취업 지원을 소폭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방침들이 민생 안정에 미흡함을 지적한다. 한편 중앙은, “4차 산업혁명 범정부 전략위원회를 만들고 경제·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은 옳”지만, 인공지능(AI)의 산업화는 필연적으로 일자리 상실을 수반한다고 하면서 “장밋빛 전망에만 취해 고용 대란을 외면해서야 제대로 된 미래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지적한다.

한겨레는 정부가 건설투자의 증가율이 “10.8%에서 내년에 4.0%로 큰 폭으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 부동산 경기에 기댄 성장도 한계에 봉착했음을 설명한 것과 다름없다고 하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고 했던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띄우기’ 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 정부가 20조원의 재정자금을 추가 투입하고 1분기 중으로 내년 예산의 31%인 87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도 ‘무능과 몰염치의 극치’라고 한겨레는 비난한다. 한정된 예산을 올해의 전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나면 후반기에는 쓸 예산이 없게 된다. 탄핵으로 후반기에 차기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때, 예산의 조기 집행을 두고 왜 한겨레가 ‘무능과 몰염치의 극치’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는지, 그 맥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한겨레는 “내수 부문의 구조적인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2017 경제정책방향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것을 문제 삼는다. 내수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이 의미하는 것은 민생의 불안정, 고용의 불안정성이다. 중앙 역시 취약계층의 붕괴를 우려하고, 이번 정부의 계획이 소득·취업 지원을 소폭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4차산업에 대한 대책도 고용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음을 중앙은 지적한다. 바로 이 지점이 논조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중앙과 한겨레의 사설이 의견을 같이하는 지점이다. 고용의 질 향상, 민생의 안정 없이 내수를 진작시킬 수 없고, 내수의 진작 없이는 성장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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