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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월급 주면 경제 살아날까…한국도 ‘기본소득’ 영향권

전 국민에게 국가가 월급을 준다. 어떠한 수급 자격이나 요구 조건 없이, 일을 하든 안 하든 누구에게나.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논의 되고 있는 ‘기본소득제’ 이야기다. 논의 차원을 넘어서 이미 시범 도입 단계에 들어간 국가도 나왔다.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권에서도 ‘한국형 기본소득제’ 바람이 불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핀란드 사회보장국(KELA)은 지난 1일 기본소득제를 시범 실시하기 시작했다. 실업 수당을 받는 이들 중 무작위로 선발한 2000명에게 기본소득 월 560유로(약 70만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핀란드 정부는 2년 동안 이 같이 기본소득을 시범 지급한 뒤 국가 정책으로 세워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소득제는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동일한 금액의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17세기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시민 소득’이 출발점으로 1970~80년대 사회운동으로 확대됐다. 빈곤층에만 지원하는 ‘선별적 복지’와 다른 ‘보편적 복지’다. 미국 알래스카주가 1976년부터 석유수입으로 기금을 모아 6개월 이상 거주한 주민에게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는 건 핀란드가 처음이다.

핀란드가 이같은 실험에 나선 것은 최근 실업률이 8%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복지 체계가 잘 갖춰진 핀란드에서는 복지에 의존해 저임금 일자리나 임시직을 기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핀란드 사회보장국은 “기본소득이 보장되면 창업 등에 적극 나서며 경제 활동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잠재적 대선 후보로 꼽히는 정치인들이 기본소득제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논의에 불을 붙였다. 성남시에서 청년배당 정책을 시행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적극적으로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한다. 재원은 대기업과 초고소득층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주장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최근 한 토론회에서 “한국형 기본소득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제와 달리 아동수당·청년수당·실업부조 등 생애 주기별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기본소득제가 침체 국면인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기본소득제 찬성론자들은 이 제도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선별 복지를 위해 들어가는 행정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무인화·자동화로 인간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대안이라고도 말한다. 동시에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누가 이 비용을 댈 것인가 하는 문제도 크다. 지난해 리서치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는 기본소득제에 찬성했지만 28%는 반대, 나머지는 판단을 유보했다. 기본소득제에 반대하는 이유로 “일하지 않는 사람까지 생활비를 주는 건 공정하지 않다”(67%)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6월 스위스는 모든 성인에게 월 2500스위스프랑(약 294만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하지만 기본소득제 도입을 추진하는 나라는 점차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프랑스 상원은 시범 실시를 승인했고, 캐나다와 네덜란드에서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연내에 19개 지방정부에서 개인 월 972유로(약 122만원), 부부 1398유로(약 176만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애란·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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