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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박 대통령, 헌재심판 빨라지자 ‘자기방어’ 간담회 자청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常春齋)에서 기자들을 만난 것은 속도가 빨라지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박영수 특검 수사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탄핵심판의 ‘본게임’에 해당하는 헌재의 첫 변론기일(3일)과 특검의 본격 수사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박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자청했다. 국회 탄핵소추위원 단장인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헌재가 3월 초 탄핵 결정을 목표로 3일부터 주 2회 재판으로 속도를 높이고, 특검 수사 강도까지 세지니 다급한 마음에 직접 여론전에 나선 것 아니냐”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4일 JTBC의 청와대 연설문 보도 다음 날인 10월 25일(1차), 11월 4일(2차), 11월 29일(3차) 대국민사과 담화 때와는 태도를 180도 바꿨다.
우선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자체를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어떻게 지인이 모든 걸 다한다고 엮느냐. 대통령으로서 철학과 소신을 갖고 복지나 외교안보·경제 등 (공식) 참모들과 의논해 국정을 운영해 왔다”고 강조했다. “최순실과 공모하거나 누구를 봐주기 위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다”거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개입 의혹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대국민담화 당시 “(최씨에게) 연설문 표현을 도움 받았다”(1차 담화)→“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2차)→“주변을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3차)이라고 일부 책임을 인정하면서 “2017년 4월까지 국회가 내 거취에 대한 절차를 합의해 달라”고 했던 모습은 없었다. 소추위원단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 농단으로 헌법의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를 위반했다”는 첫 번째 탄핵 사유를 부인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했다.
최씨와 관련 있는 특정 기업에 대기업이 납품하도록 도와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동창생 학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이 현대자동차에 10억원대 납품을 받게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창조경제의 주인공인 조그만 기업이 기술은 좋은데 판로 개척을 못해 사장되는 걸 안타깝게 생각해 경제수석실에 얘기한 것이지 누구의 개인적 이득을 위해 부탁하는 건 절대 금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와 KD코퍼레이션이) 아는 사이였다는 것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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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도중 박 대통령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난해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 증언과 다른 발언도 했다.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은 청문회에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을 최씨에게 인사 추천했더니 기용됐다고 증언한 적이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추천을 받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검증도 하고 세평도 알아보고,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을 뽑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반면 김 전 실장은 청문회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먼저) 그 사람(김상률)을 수석으로 하라는 말씀을 듣고, 제가 면담도 하고 검증을 해서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보고도 했는데 관철되지 않고 결국 임명됐다”고 증언했다.
현재 박영수 특검은 최근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지시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한 후 박 대통령의 지시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박 대통령은 박영수 특검팀의 출석 요구와 관련해선 “특검에서 연락이 오면 성실히 임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2차 대국민담화)이라고 밝혔다가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검찰의 대면조사를 거부한 적이 있다.

개혁보수신당 장제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시기적으로는 (간담회를) 탄핵 이전에 실시해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했고, 내용적으로는 ‘전혀 잘못한 게 없다’는 항변을 들으니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수사·조사 중인 관련 피의자의 진술에 ‘가이드라인’으로 작용될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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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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