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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쓰나미’ 시작…전세 → 집값 ‘도미노 하락’ 오나

지난 주말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세를 알아보러 중개업소를 방문한 이모(41)씨는 깜짝 놀랐다. 전셋값이 뛰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두 달 전보다 7000만~8000만원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7억원선이던 전용 84㎡ 로열층이 최근 6억2000만원선에 거래됐다. 매매가도 약세다. 동과 층이 좋지 않은 84㎡는 두 달 전보다 5000만원 떨어졌다. A공인 관계자는 “주변에 새 아파트가 크게 늘면서 급매물과 급전세가 간간이 나온다”고 말했다. 인근에선 e편한세상 신촌과 아현아이파크 등 2500여 가구가 내년 초 줄줄이 입주한다.
아파트 ‘입주 쓰나미’가 본격적으로 밀려온다. 분양시장이 호황이던 2014년 이후 쏟아진 신규 분양 아파트가 2~3년간의 공사를 끝내고 내년 1월부터 대거 준공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은 벌써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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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1분기(1~3월)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는 7만8534가구로 지난해 1분기보다 31.2% 늘었다. 1분기 입주물량으로는 2010년 이후 6년만의 최대다. 특히 수도권은 올해 1분기보다 80% 증가한 3만2761가구에 이른다. 서울이 1만2242가구로 올 1분기(5122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지방 물량(4만5773가구)은 9.7% 늘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부터 2년간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서 지역에 따라 공급과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당장 ‘입주 폭탄’ 영향을 받는 단지는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약세다. 서울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59㎡형 매매가는 지난 10월보다 2000만원 떨어져 6억9000만~7억2000만원대다. 전세는 이보다 낙폭이 커 두 달 새 4000만원 떨어진 4억60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달 말부터 주변에서 센트라스1·2차(2529가구),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1976가구)가 입주한 여파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입주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이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으면서 기존 아파트 전셋값을 끌어내리고, 그 영향에 집값도 내렸다”고 말했다.
경기도 역시 예외가 아니다. 내년 1월 화성시 동탄2신도시 사랑으로 부영(1316가구)의 입주 영향으로 인근 센트럴푸르지오 59㎡형 매매가는 10월보다 1000만~2000만원 내렸다. 이 기간 전셋값도 2000만원 내렸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의 ‘소화불량’을 우려한다. 내년 1분기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전국에서 78만여 가구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부동산114는 내년에 36만여 가구, 2018년 4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보다 각각 25%, 43% 늘어난 규모다. 단독·다세대주택까지 합치면 내년부터 2년간 100만 가구 넘게 입주할 것으로 추산된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 해 적정 주택공급량인 35만~38만 가구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국지적으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생길 수 있다. 수도권에선 화성·시흥·수원·김포 등이 물량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공급이 집중되는 수도권 일부와 지방의 경우 잔금을 마련하려는 입주 예정자들이 전세를 내놓으면서 전셋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는 집값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주 물량 증가→역전세난→전셋값 하락→급매물 증가→아파트값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시나리오다. 여기다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추가되면 주택시장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값 하락으로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전세 보증금 상당 부분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 전세’에 대한 불안감도 나온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전셋값이 집값의 80%를 넘으면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리는 식으로 계약하거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전세금보증보험은 주택도시보증공사와 SGI서울보증이 판매 중인데 보증금의 0.15% 정도를 내면 전세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주가 몰린 데 따른 대책으로 정부로서도 딱히 쓸만한 카드는 없다”며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의 보증요율을 싸게 책정하고 이 제도를 알리는 식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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