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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당하면 보수 세력 결집 힘들어…내년 6월 대선 땐 충분히 싸워볼 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을 만났다. 김 전 대표의 손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과 관련된 내용을 적은 메모지가 있다. [사진 박종근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을 만났다. 김 전 대표의 손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과 관련된 내용을 적은 메모지가 있다. [사진 박종근 기자]

새누리당이 1일 의원총회를 열어 ‘내년 4월 대통령 퇴진,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정했다. ‘대통령 4월 퇴진론’은 지난달 27일 여야 원로와 종교 지도자 등 20인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어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나왔고, 다음 날 열린 새누리당 의총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원로들의 제안이 사임 시기를 논의하는 데 충분한 준거가 될 수 있다”며 ‘4월 퇴진, 6월 대선’ 논의가 본격화됐다.

새누리당이 이날 야당의 탄핵 주장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한 까닭은 뭘까. 무엇보다 4월 대통령 퇴진이 성사될 경우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으로선 6개월 남짓의 대선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당 주요 인사들의 설명이다.

정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보수·진보 원로들이 심사숙고해 내놓은 합리적인 안이라 의원들도 대부분 찬성했다”며 “전국을 돌며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등 일정을 감안하면 대선을 위해 최소 반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우현 의원도 의총에서 “내년 6월 치러지는 대선이라면 우리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야권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확고한 대선주자가 있는 반면 여당은 현재 누가 나설지조차 불확실한 상태다.

6월에 대선이 치러지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범여권 후보로 내세워 선거에 임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다. 주광덕 의원은 의총에서 “‘4월 퇴진, 6월 대선’ 카드에 국민의당과 다수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며 “즉각 하야를 주장하는 친문재인 중심의 민주당과 다른 대다수 합리적인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을 위해선 탄핵을 피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 두 달 후에 맞는 대선에서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냐”며 “명예퇴진이라면 남은 기간 동안 보수 세력들이 서서히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카드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 원내대표 등 여당 내 상당수 의원들은 대통령 하야 절차와 별도로 국회 개헌특위를 통한 개헌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각제 개헌론자인 하태경 의원은 의총에서 “대통령 사퇴 일정이 협의되면 강력하게 개헌을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출신으로 원로회의 참석자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4월 하야 제안은 개헌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넉 달이면 개헌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4월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지는 시기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탄핵 결정이 4월 하야보다 대통령 퇴진 시기를 앞당긴다고 볼 수 없다며 야당을 설득하고 있다. 정용상 동국대 법과대 교수는 “이번 건은 여러 관련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시시비비를 가리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노 전 대통령 땐 기각 결정이 났지만 인용 결정을 내리려면 더 숙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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