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인구 660명 안동 구담마을에 다방 15개 성업중인 이유는

구담리(九潭里). 경북도청이 이전한 안동시 풍천면에 속한 못이 아홉 곳이라는 이름의 마을이다. 도청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 이웃이다. 이곳을 들른 공무원들 사이에서 요즘 자주 회자되는 동네다. 특이한 게 있다. 1·2리를 합쳐 주민은 660여 명이다. 면(面)소재지도 아니다. 그런데도 다방은 15곳이나 된다.

지난 24일 구담리를 찾았다. 4일과 9일은 5일장인 구담장이 서는 날이다. 면소재지도 아니면서 5일장이 열린다. 인근의 풍천장·풍산장·지보장은 모두 읍이거나 면소재지다.

별·옥·용·호박·경기·중앙·삼우·안성…. 골목을 들어서면서 적은 다방 이름이다. 구담장터를 빙 둘러싸고 있다.

직원 7∼8명이 있다는 다방 한 곳으로 들어갔다. 오후 2시 손님은 없었다. 직원들은 TV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중년의 여주인은 “요즘 통 장사가 안 돼요”라고 말했다. 10분쯤 지나 손님이 들어왔다. 커피 값은 1500원부터 시작되지만 현금만 통용된다. 그 옆의 다방으로 들어갔다. 젊은 여주인이 혼자 운영하고 있었다.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 이들 다방은 2∼3층 상가 건물이 지어진 10여 년 전부터 들어섰다고 한다.
구담2리 김법중(56) 이장은 “농사철이 되면 다방은 꼭 필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농민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커피 시키고 막걸리·통닭 등 잔 심부름까지 부탁하는 게 다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배달 아가씨가 많아야 된단다. 다방은 이전보다 여직원도 많이 줄어들었다.

장터에는 옷·신발 등 생필품부터 어물·젓갈 등에 뻥튀기 아저씨까지 보였다. 날씨가 추웠지만 간간이 손님이 이어졌다. 양지 바른 곳에 노인들이 모였다. 류위형(77)씨는 “이래 봬도 한때는 우시장까지 있었다”며 “지금은 장사가 안돼 상인들이 도시락을 싸 올 정도”라고 말했다. 음식점 등 마을 상권도 최근 들어 시들해졌다고 한다.

구담은 1개 마을이지만 안동·의성·예천 3개 시·군의 접경에 위치해 인근 6개 면이 이용한다. 거기다 주민들은 마·메론·수박·참외·생강·우엉 등을 재배해 소득이 높다고 한다. 구담교를 건너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서 상권이 형성되고 신협에 부동산중개소·의원·약국·교회까지 들어섰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 떨어져 갈수록 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생강이 지난해 값의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고 한다.

도청이 들어온 것은 어떻게 작용했는지 물었다. 한 노인이 말했다. “도청 공무원들이 단체로 음식점을 찾아 활기가 돌고 있지요.” 그러자 한 주민이 “최근에는 발길이 뜸해졌다”고 되받았다. 도청 바로 옆에 상가가 자리를 잡은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자 또 한 주민은 “그보다 김영란법 때문일세”라고 주장했다. 그래도 땅값은 오르지 않았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것도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경북도가 구담리 인근 풍천면 쪽에 화장장과 광역쓰레기장을 배치해 생존권을 위협받게 됐다는 것이다. 이미 도청으로 이어지는 길목과 구담리엔 ‘결사 반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땅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이 아예 예천 쪽으로만 갑니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AD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