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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혼란스러운 줄임말

삼갔으면 하는 말과 행동을 내 아이가 하는 순간 부모는 화들짝 놀란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은연중에 부모를 따라 한다. 언행이 다른 부모는 아이에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이 ‘혼란스러운 신호’를 언론 매체에서도 간혹 독자들에게 보낸다. ‘혼란스러운’을 ‘혼란스런’과 같이 줄여 쓰는 경우가 많다. “혼란스런 10대” “혼란스런 시기”처럼 표기해서는 안 된다. ‘혼란스런’은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혼란스럽다’는 ㅂ불규칙활용을 하는 형용사다. 어간 ‘혼란스럽-’의 끝소리인 ‘ㅂ’이 ‘아’나 ‘아’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선 ‘오’로, ‘어’나 ‘어’로 시작되는 어미 및 매개모음을 요구하는 어미 앞에선 ‘우’로 변한다. ‘혼란스럽-+-어’는 ‘혼란스러워’로, ‘혼란스럽-+-으니’는 ‘혼란스러우니’로, ‘혼란스럽-+-은’은 ‘혼란스러운’으로 바뀐다. 이때 ‘혼란스러운’을 ‘혼란스런’으로 줄일 수 없다. 어간의 끝소리인 ‘ㅂ’이 ‘오/우’로 바뀌는 과정에서 이들 모음이 줄거나 탈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활용형인 ‘혼란스러우니’를 ‘혼란스러니’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ㅂ불규칙용언인 ‘어렵다·쉽다’를 활용한 ‘어려운·쉬운’을 ‘어련·쉰’으로 줄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곤혹스런 질문” “장난스런 몸짓” “자랑스런 아버지” “갑작스런 행동”처럼 쓰면 안 된다. 현행 맞춤법에선 ‘ㅂ’이 바뀐 ‘오/우’가 그 앞의 모음과 어울리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러운’을 ‘-런’으로 적을 수 없다. ‘곤혹스러운’ ‘장난스러운’ ‘자랑스러운’ ‘갑작스러운’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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