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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90㎞도 가뿐, 운전대는 묵직

신형 ‘그랜저 IG’는 시속 150㎞로 달리는 데도 동승자와 속삭이듯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정숙성을 자랑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주행 감각에 맞추기 위해 운전대가 다소 무겁게 설정됐다. [사진 현대차]

신형 ‘그랜저 IG’는 시속 150㎞로 달리는 데도 동승자와 속삭이듯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정숙성을 자랑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주행 감각에 맞추기 위해 운전대가 다소 무겁게 설정됐다. [사진 현대차]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해 돌아온 신형 ‘그랜저 IG’를 지난달 25일 시승했다. 현대차가 “‘흠잡을 데 없는’ 준대형 세단”이라고 소개한 신차다. 시승차는 3L 가솔린 엔진에 전륜 구동 8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옵션(선택사항)을 모두 갖춘 최고가(4505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이다.

시승 구간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강원도 홍천 샤인데일컨트리클럽까지 약 72㎞ 구간. 경춘 고속도로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꽉 밟았다. 시속 190㎞까지 무리없이 치고 나갔다. 기존 그랜저 HG보다 한결 묵직해진 운전대가 더 무거워졌다. 독일차를 탈 때 느꼈던 감각과 비슷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주행감각에 맞추기 위해 운전대를 다소 무겁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모드로 달릴 땐 부드럽고, 밋밋하단 평가를 받았던 예전과 달리 치고 나가는 가속감과 ‘부르릉’ 하는 엔진음 덕분에 짜릿했다.

가장 두드러진 건 정숙성이었다. 시속 150㎞로 달리는 데도 동승자와 속삭이듯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했다. 정차시엔 엔진분당회전수(RPM) 눈금이 1000을 가리켰지만 마치 시동을 껐다고 느꼈을 정도로 진동·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실내 공간은 고급감·단순미가 엿보였다. 예를 들어 천장까지 직물 소재가 아니라 맨질맨질한 ‘세무’(스웨이드) 소재로 마무리했다. 조작부 버튼을 최소화한 뒤 수평으로 배열하고 최근 소비자가 잘 쓰지 않는 CD플레이어는 센터 암레스트(가운데 팔걸이) 안쪽에 배치할 정도로 단순미를 강조했다.

L당 연비는 9.1㎞로, 공인 복합연비(L당 9.9㎞)는 물론 그랜저 HG 3.0 연비(L당 10.4㎞)에도 못미쳤다. 차체 뒷면 높이가 낮아지면서 뒷좌석 헤드룸(머리공간)이 줄어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도요타 아발론(4740만원), 혼다 어코드 3.5(4190만원), 닛산 알티마 3.5(3880만원) 같은 수입차와 경쟁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신형 그랜저 IG는 현대차 설명대로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갖췄다. 하지만 ‘놀라운 한방’도 없었다. 독일차의 ‘주행 성능’, 일본차의 ‘내구성’, 미국차의 ‘육중함’ 같은 독보적인 매력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홍천=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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