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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수출물량 손 안 대 감산효과 반쪽 예고

오스트리아 빈에 모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9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깜짝’ 합의안을 내놨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란과 이라크가 퇴짜를 놓으며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지만, 결국 총 120만 배럴(일평균)을 감산하기로 약속했다. 합의 소식과 비(非)OPEC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도 감산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국제유가는 장중 9% 이상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꺼림칙하지만 일단은 호재’라는 반응이다.
OPEC이 8년 만에 내놓은 감산 약속의 골자는 내년 1월부터 생산량을 120만 배럴(일평균) 줄이는 것이다. 전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1%가 넘는 수준이다. 이번 회의를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가 48만6000배럴(전체 감산 쿼터의 41%), 이라크가 21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IHS마켓의 다니엘 예르긴 부회장은 “내년 국영 석유회사 상장(IPO)을 앞둔 사우디는 IPO 전 최대한 유가를 올리고 싶어 한다”며 사우디가 감산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OPEC 내 3위 산유국 이란은 산유량을 경제 제재 이전 수준인 397만5000배럴까지 회복한 후 감산에 동참하기로했다. 약 6개월 동안 서로 약속을 잘 지키는지 확인한 뒤 내년 5월 25일 다시 감산 연장(6개월)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성실한 합의 이행 여부다. 이번 합의에는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 증산을 원하던 회원국이 제외됐다. 지난해 OPEC에 재합류한 인도네시아는 다시 회원국 유지 보류(suspended its membership)를 신청해 사실상 OPEC 탈퇴 의사를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주요 수출 항목인 원유 생산을 제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바클레이즈 증권은 보고서에서 “생산량을 줄인 것이지 수출물량 감축이 아니다”라며 “만장일치 합의에도 불구하고 다소 꺼림칙한 측면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내년 1분기 중 이라크의 실제 감산폭에 대해 매우 회의적으로 본다”며 “사우디 등 일부 국가들이 12월에 생산량을 대거 늘려 내년 상반기 중 수출물량으로 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OPEC 감산 합의로 내년 국제 유가의 완만한 상승세를 전망했다. 아랍걸프스테이트인스티튜트의 원유 전문가인 왈리드 카두리는 “OPEC 회원국들은 배럴당 50~60달러 사이의 ‘골디락스 존(균형점)’에 국제 유가가 머물기를 바라고 있다”고 진단했다.

OPEC의 감산이 저유가 장기화로 고사 직전의 위기에 내몰린 미국 셰일오일 생산 기업들에 구명줄을 던져주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OPEC은 이제 겨우 한고비를 넘겼다”라며 “유가가 50달러선에 접근하면 미국 셰일 유전지대에서는 새 시추시설이 들어서 생산이 재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예측도 있다. 이미 OPEC이 합의 이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원유시장에 의미 있는 변수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전략가는 “규정 준수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6~8주간 나오는 지표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은 다음주 도하에서 러시아를 포함한 OPEC 비회원국과의 감산 관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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