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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썰렁하네요”…창조경제박람회 나온 스타트업의 하소연

김경미 산업부 기자

김경미
산업부 기자

“저기 큰 기업 부스나 북적이지 여기는 썰렁해요. 올해가 세번째로 온건데 이번엔 심해요, 심해.” 창조경제박람회에 참가한 한 벤처기업 관계자가 부스를 찾은 기자를 보며 하소연했다.

‘2016 창조경제박람회’가 1일 개막했다. 나흘간 서울 코엑스홀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1687개 기관과 기업, 718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참여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33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참가 업체와 예산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창조경제박람회지만 분위기는 여느때와 달랐다. 기조강연이나 기념사, 축사도 없었다. 두 번이나 개막식에 참석했던 박근혜 대통령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규모 박람회 답지 않게 곳곳은 무거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모습이었다.
카카오가 마련한 가상현실(VR) 체험 부스에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김경미 기자]

카카오가 마련한 가상현실(VR) 체험 부스에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김경미 기자]

오후 들어 일반 관람객이 속속 방문하기는 했지만 이들이 찾는 곳은 정해져 있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체험 부스만 북적댔다.

부스를 지키고 있던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시국이 이런 데 관심이나 가지겠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홍보 효과 하나 보고 여기 오는건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기업 관계자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기업 관계자는 “참가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며 “구색만 맞추자는 의미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걱정과 달리 미래부는 자신만만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 때문에 준비했던 행사를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행사 사전 신청자만 7000명에 육박하고 있어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이 마련한 부스는 찾는 이들이 없어 관계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 김경미 기자]

스타트업들이 마련한 부스는 찾는 이들이 없어 관계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 김경미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창조경제 정책 기조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창조경제의 상징과도 같았던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벌써 힘을 잃고 있다. 운영이 활기찬 일부 센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 센터는 문을 닫을 처지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가 부담하는 서울센터 예산 20억 원을 전액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남도의회는 도가 부담하는 전남센터 운영비인 10억 원 전액을, 경기도의회는 도 운영비의 절반인 7억5000만 원 삭감을 각각 심의중이다. 국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관련 예산 삭감 논의가 진행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센터장을 공모해도 지원하는 이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한 창조경제박람회를 개최한 배경에는 박근혜 정부가 강조해 온 창조경제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을 고려할 때 사상 최대의 행사비를 들여 창조경제 정책을 과시하는 것이 과연 시의적절한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다른 정보통신(IT) 박람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VR·AR 기술로 박람회 현장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창조경제의 기본이 되는 창업 생태계 조성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역대 최대’ 규모라는 창조경제 박람회가 초라해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글, 사진=김경미 산업부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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