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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 즉각 협상···박 대통령 4월 하야 선언하길

새누리당이 어제 ‘내년 4월 말 박 대통령 퇴진, 6월 말 조기 대선’ 일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임기단축 협의에 응하지 않고 예정대로 탄핵 수순을 밟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에게 ‘4월 하야’를 거절하고 ‘1월 말 사퇴’를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퇴진 일정은 결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추 대표 입장에 힘을 보탰다. 박 대통령이 전날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며 주문한 여야 협의는 야당 거부로 길을 잃게 됐다.

 ‘4월 사퇴 6월 대선’은 여야 원로들이 제시한 뒤 정치권에서 의견이 모아지는 일정이다. 야당 주장대로 탄핵 소추로 가서 헌재가 인용해도 그 시점쯤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재적 과반이 안 되는 민주당만으론 탄핵안을 발의조차 할 수 없다. 국민의당이 발의에 동조해도 탄핵안 표결을 2일 하든 9일 하든 새누리당 비박계 도움 없이 야권 단독으론 가결이 불가능하다. 대통령 탄핵이 국회 또는 헌재에서 불발되면 결과적으로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국정 혼란만 부추기는 자해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야당은 협상은 외면한 채 무작정 탄핵을 외치고 있으니 납득하기 힘든 태도다.

 당초 질서 있는 퇴진은 문재인·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야당이 먼저 거론한 방안이다.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 제의가 나오자 걷어차고 탄핵으로 돌아서더니 야당은 이제 조기 퇴진 협상조차 거부하는데, 이래서야 탄핵인들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야당의 협상 거부는 비박계의 탄핵 동참을 기피하게 만드는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탄핵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라는 게 촛불 민심이다. 하지만 성난 민심을 정치적으로 수습하고 마무리하는 건 정치권의 책무다. 야당은 이제라도 생각을 바꿔 앞으로 남은 일주일간 박 대통령 퇴진 일정을 협상하는 게 마땅한 일이다. 탄핵에 앞서 책임총리를 세우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도 여야 협상은 필요하다.

 정치권 입장에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이상 청와대도 이젠 “여야 협의”만 앵무새처럼 되뇔 게 아니다. 박 대통령이 ‘조건 없는 4월 말 사임’을 선언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막상 탄핵으로 가는 길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상처와 후유증을 남길 수 밖에 없다. 가결되면 헌정사는 물론 박 대통령 본인에게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된다. 부결은 감당하기 힘든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이런 저런 불확실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다는 건 난국 수습이 아닌 난국 악화다. 박 대통령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애국적 결단을 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은 이미 수명을 다했지만 대한민국은 포스트 박근혜 체제를 안착시켜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이런 저런 조건을 달지 않고 사임 시기를 명백히 한 뒤 현장을 찾았다면 현장의 싸늘한 불만과 침묵 시위는 커다란 박수로 바뀌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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