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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실의 시대, 피아 식별도 내년에”…롯데그룹, 임원인사 전격 연기

지난 10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러 나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빅3 가신`으로 꼽히는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맨 오른쪽). [중앙포토]

지난 10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러 나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이봉철 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 '빅3 가신'으로 꼽히는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중앙포토]



비선실세 최순실(60)씨 측의 압력으로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강제 납부했다가 돌려받은 롯데그룹이 사장단 회의 하루 만에 임원인사를 전격 연기했다. 롯데그룹은 1일 “현 시점에서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매우 큰 관계로, 그룹 임원 인사를 내년 초로 다소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그룹은 11월 쯤 정기인사를 단행할 계획이었다. 올 상반기 비자금 이슈 등을 이유로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이어진 뒤,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수사과정에서 ‘피아(彼我) 식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그룹의 미래를 위해 내부적으로 인적쇄신이 절실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사태가 급변했다. 롯데그룹이 박근혜 대통령을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적용할 키를 쥐게 되면서다. 지난 3월 박 대통령이 신 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 인허가 관련 민원이 전달됐는지, 또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지원이 이와 관련이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오는 6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들 문제에 대해 답변할 전망이다.

한 롯데 고위 관계자는 “지난 30일 사장단 회의 직후 임원 인사 연기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1일 오전부터 ‘인사 연기가 공지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래도 특검도 있고 시국이 시국인 만큼 인사를 연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중앙일보 EYE24에 전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구속영장 청구 등) 각종 시나리오를 두고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원인사가 미뤄지면서,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 등에 자문을 구해 진행하는 조직개편도 늦춰지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유통ㆍ석유화학ㆍ식음료 및 레저ㆍ금융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사장급을 그룹장으로 임명한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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