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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칼럼] 북한 비핵화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마침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가 채택되었다. 핵실험 82일 만에 채택된 동 결의는 그 숙성의 시간만큼이나 진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안보리 결의는 끝이 아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낸 압박외교의 성과를 북한 비핵화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진짜 제재는 이제부터라는 마음으로 그 실효적 이행을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

금번 안보리 결의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대북제재를 한 차원 발전시켰다. 먼저 제재 내용의 구체성이다. 처음으로 북한의 핵심 외화수입원인 석탄의 수출 상한을 명시하고, 은, 동, 아연 등 수출 금지 광물을 대폭 추가해서 광물수출로 이익을 보아온 김정은 정권의 특권계층에게 연간 8억불에 달하는 실질적인 타격을 가했다. 특히 연간 4억불이나 750만톤 중 보다 낮은 쪽을 기준으로 수출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석탄 수출 상한제’는 역대 가장 구체적이고 강력한 제재로 그 효과가 매우 기대된다.

둘째, 제재 영역의 포괄성이다. 그간 중점을 두어온 대량살상무기 통제와 경제적 압박을 한층 강화하면서도, 유엔 회원국 내 북한 공관 규모 감축 촉구, 북한 공관의 부동산 임대를 통한 수익 창출 금지, 북한과의 과학기술협력 금지 등을 포함시켜 북한의 외교활동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같은 새로운 영역의 제재 도입을 통해 보다 다각적인 대북 압박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셋째, 제재 대상의 불법성이다. 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외노동자 문제 등 북한 정권의 근본적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을 결의 본문에 포함시킴으로써 그간 우리 정부가 강조해 온 ‘북핵문제는 결국 북한문제’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 또한 안보리 결의사항 최초로 유엔 회원국의 권리·특권 정지가 가능함을 상기함으로써 북한의 불법적인 핵개발이 초래할 미래 상황을 시사한 것도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안보리 결의 2321호의 성과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이 다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드 문제와 한중관계, 미국 대통령 선거, 한국의 국내 상황 등 전례 없던 환경적 도전 요인들을 극복하며 지속적인 대북 압박기조를 견인해 낸 외교적 성과의 전략적 의미를 되짚어야 한다. 그것은 국제사회의 비확산 규범과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안보적 가치를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를 전개한다면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북한 비핵화’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자신감이다.

국내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비협조,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 그리고 한국 국내정치의 불안정 등을 이유로 들며 대북 압박 기조를 견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좌절감을 표출해 왔다. 그러나 새롭게 채택된 안보리 결의는 우리의 전략과 노력 여하에 따라 북한 비핵화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이제 한 차원 진화된 안보리 결의를 한 차원 강화된 대북제재로 이행하는 일이 남았다. 당장 중국이 어느 정도 이행에 동참하는가가 금번 결의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므로 대중외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 여하에 따라 북핵·북한문제의 향방이 바뀔 수 있기에 철저한 한미공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미국의 2차 제재(secondary boycott)를 견인함으로써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김정은에게 더욱 강력한 타격을 가하고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야 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훌륭한 행동이 훌륭한 말보다 낫다’고 역설한 바 있다. 안보리 결의가 ‘말’이라면 그 이행은 ‘행동’의 문제다. 안보리 결의 이행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이루는 긴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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