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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민에 '빨갱이'·'사탄'?…윤복희 트윗글 우편향 논란

가수 윤복희(왼쪽)씨가 지난 2014년 7월 무대에 올린 뮤지컬 '꽃신'에서 일본군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꽃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다뤘다.


최순실씨를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의 국정 농단 사태에 분노해 촛불을 든 시민들이 졸지에 '빨갱이', '사탄(성서에 나오는 악마의 우두머리)'이 됐다.

'여러분' 등 아름다운 노래들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가수 윤복희씨 때문이다.

윤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짧은 기도문 형식의 글에는 '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무리처(물리쳐) 주소서.'라고 적었다.

'억울한 분들'과 '사탄의 세력'이 대비된다.

박 대통령과 촛불시민들을 각각 지칭하는 것으로 읽힌다.
 

윤씨의 트위터는 시민들의 항의가 폭주했다.

한 누리꾼은 "미니스커트를 유행시키며 한때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윤복희가 빨갱이 운운하다니. 그나마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으로 알았던 게 내 무지였다"며 "평생 새누리만 찍었다는 노인들도 미안하다며 촛불을 드는 이때 빨갱이라니"라고 황당해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윤복희의 발언은 근본주의 개신교의 전형이며 우파 기독교의 반공 이데올로기적 신앙을 여과 없이 흡수한 결과"라며 "윤복희식의 믿음을 '신앙 전력화'라고도 부른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촛불의 기도'란 제목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촛불을 듭니다.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소서. 친일잔재 유신망령 박근혜 부역자들의 세력을 촛불로 물리쳐주소서'라고 맞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윤씨는 "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한 기도였다"며 글을 삭제했다.

윤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편을 가르는 일은 사탄이 하는 일"이라며 "이편저편 가르는 일 없이 다 같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는 취지에서 올린 글"이라고 했다.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이란 표현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나는 '촛불'이란 단어 자체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촛불시위 참가자들을 겨냥해 폄하할 뜻은 없다"고 강조했다.

윤씨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윤씨의 글을 촛불집회 참가자에 대한 매도로 받아들이고 있고, 반대에 있는 보수 우파에선 '보기 드문 애국자'라고 추켜 세우고 있다.

윤씨는 12월 24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데뷔 65주년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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