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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항생제 안 듣고 강한 전염력…신종 수퍼박테리아 환자 국내 발견

어떠한 단일 항생제에도 잘 죽지 않고 전파력이 매우 센 신종 수퍼박테리아 ‘MCR-1 CRE’가 내국인 환자 3명의 몸에서 처음 발견됐다. 앞서 지난 8월 국내 소·닭 11마리에서 검출된 적이 있다. 가축에서 사람으로 전파됐는지, 그 반대였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유일한 치료법은 항생제 여러 개를 쓰는 것인데 이 방법으로도 안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30일 “2011년 이후 국내에서 수집한 장내세균 9396개 중에서 ‘강력한 감염력 유전자(MCR-1)’를 가진 균 3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두 개는 대장균, 한 개는 엔테로박터 장내세균이다. 둘은 2012년과 2013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미 국내 의료기관, 동물에 번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질본 박찬 약제내성과장은 “이 균들이 발견된 환자 3명은 단일 항생제로는 쓸 약이 없어 여러 개를 섞어 쓰거나 배합 비율을 달리해 치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내세균은 흔히 카바페넴이라는 항생제를 쓴다. 여기에 내성이 생기면 세균명에 ‘CRE’가 붙는다. 카바페넴에 내성이 생긴 균은 더 강한 항생제인 콜리스틴을 투여해야 한다. 이번에 발견된 수퍼박테리아는 콜리스틴을 투여해도 죽지 않고 이 균 저 균에 내성을 옮긴다고 한다. 박 과장은 “수퍼박테리아의 정체를 잘 모르고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를 많이 투여하면 내성이 강해져 변종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MCR-1 CRE는 미국·영국·말레이시아 등 11개국에서도 사람 몸에서 발견됐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지난 6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와 유럽질병관리본부가 긴급 위기 메시지를 발표했다. 다른 나라에선 MCR-1 CRE가 강·양식장 같은 환경이나 육류 등 식품에도 발견된다.

박 과장은 “의료기관에서 MCR-1 CRE가 발견되면 환자를 격리하고 역학조사를 벌여 감염 경로를 추적할 것”이라며 “내년에 농림부 등 5개 부처와 함께 사람·가축·환경·식품을 하나로 묶어 항생제 사용량과 이동 경로 등을 공동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축이나 식품에 MCR-1 CRE가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열을 가하면 먹어도 전혀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MCR-1 CRE가 인체에서 발견된 것은 그동안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써 온 탓”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 세균이 살아남기 위해 내성을 갖게 돼 MCR-1 CRE 같은 게 나왔다. 가축이든 사람이든 꼭 필요한 질환에, 꼭 필요한 만큼 항생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의료기관 환자 1000명 중 31.7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스웨덴의 2.2배(14.1명), OECD 12개국 평균(23.7명)의 1.3배에 달한다. 항생제 내성률도 높다. 반코마이신이라는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인체 장알균이 한국은 36.5%이지만 독일은 9.1% 다. 가축도 마찬가지다. 플로르퀴놀론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닭 대장균의 비율이 한국은 79.7%, 덴마크는 6%, 일본은 5.4%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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