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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17개 중학교 교장 불러 “국정교과서 미뤄라”

서울 소재 중학교 384곳 전체가 내년에 국정 역사교과서(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쓰지 않게 됐다. 내년 1학년 과정에 역사 과목을 편성한 중학교 19곳의 교장을 조희연(사진) 서울교육감이 불러 30일 이들과 회의를 한 결과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2017학년도 1학년 과정에 역사과목을 편성하고 국정 역사교과서를 신청했던 19곳 중학교 교장과 회의를 거쳐 내년에 역사과목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이 중 17곳의 학교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조희연 서울교육감 요청으로 소집됐다. 회의 주재도 교육감이 직접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1학년에 편성한 역사 과목을 2학년 이후로 조정하는 방안을 교육청이 제시했고, 이를 설득하는 회의였다”고 말했다. 회의 석상에서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지는 않았다고 한다. 교육청은 회의 소집 전 학교 몇 곳과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서 일부 교장은 “교육 과정을 재편성하면 교사 수업 시수 조정 등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니 교육청이 도와 달라”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교육청은 회의 참석을 요청한 19개 중학교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들이 부담을 많이 느껴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19곳 중 한 곳은 내년 1학년에 역사과목을 편성하지 않았지만 교육청 실수로 회의 참석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교육청이 단위 학교의 교과서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국정 역사교과서 구입을 신청한 19개 중학교를 찾아내 회의를 소집한 것”이라며 “교과서 선택은 학교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라는 내부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교육청 입장에선 ‘제안했다’고 하나 학교 입장에선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진 교육감의 권고를 사실상 통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육청은 중학교 교장단회의처럼 고등학교 교장들과도 교육과정 재편성에 관한 회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1학년에서 한국사 과목을 편성해 국정 역사교과서를 신청한 201개 고등학교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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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은 다른 시·도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경북·대구·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 교육청은 28일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발표 직후 국정화 강행을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받지 않거나 교과서 대금을 교육부에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도 “강원도 내 학교 교실에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놓이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감이 일부 학교 교장을 불러 교과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학교의 선택권과 자율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진·최종권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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